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이 잠언을 읽고 가슴이 뜨끔했다. 내가 외면했던 이들의 아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상처 없는 나무가 없고, 아픔이 없는 인생도 없다. 그래서 나무를 치료하는 의사가 있고, 남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치유한 예수 같은 영혼의 의사도 있다. 모든 종교가 공감을 으뜸의 덕목으로 꼽는데, 공감을 통해 남의 아픔을 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픔 쪽으로 흐르라 했지만, 이기심 쪽으로 나를 가두던 날이 많은 것 같아 송구할 뿐이다.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