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박종무의 휴먼 & 펫

튀르키예에서 만난 개와 고양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가족과 함께 튀르키예 자유 여행을 하고 있다. 지금 튀르키예는 겨울인데 한국의 따스한 초봄 정도의 날씨로 여행하기에 적당하다. 이스탄불에서는 톱카프 궁전, 이스탄불 국립고고학박물관, 아야소피아 성당, 예레바탄 지하 궁전 등을, 카파도키아에서는 데린쿠유 지하도시, 셀리메 수도원 같은 곳들을 방문했다.

여행을 하며 튀르키예 고유의 풍광이나 비잔틴 제국 및 오스만 제국의 오래된 유적,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진열된 파란색 유리의 나자르본주(원형 구슬로 만든 부적), 형형색색의 터키쉬 딜라이트(터키식 디저트 식품) 등도 인상적이었지만, 아무래도 필자의 주된 관심이 동물이다 보니 여기저기 자유롭게 다니는 개와 고양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휴먼 & 펫

휴먼 & 펫

길거리마다 개와 고양이를 쉽게 볼 수 있다. 개들은 진돗개보다 큰 셰퍼드나 골든리트리버들이다. 커다란 개들이 우리나라 경복궁에 해당하는 톱카프 궁전을 비롯해 공원, 시장 골목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잔디밭 또는 길거리에서 편안하게 잠자는 녀석들도 있다.

튀르키예 시민이나 관광객들 누구도 그 커다란 개들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고양이는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양이들은 음식점에 들어가 소파나 손님 무릎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심지어 사원에 들어가 예배를 드리는 시민들의 무릎에 앉기도 한다. 주차된 차량의 지붕 위에서 잠을 자는 고양이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고양이를 쫓아내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튀르키예 사람이라고 모두 커다란 개들이나 길고양이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개들과 고양이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사람들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에서는 왜 길거리를 평화롭게 다니는 개나 고양이를 볼 수 없을까 생각해본다. 지구라는 공간이 우리 인간에게만 주어진 공간이 아닐 텐데 말이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