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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내가 차리는 설 차례상] “올해는 간단하게 9개만 둡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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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한 그릇에 나물, 고기구이, 김치 한 접시씩과 과일로는 사과∙배∙감 그리고 샤인머스캣.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설에 차릴 차례상 그림. 중앙일보 사이트와 모바일앱에서 참여할 수 있는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에서 그렸다. 중앙일보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설에 차릴 차례상 그림. 중앙일보 사이트와 모바일앱에서 참여할 수 있는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에서 그렸다. 중앙일보

이번 설에 낼 차례상을 가상으로 그려봤습니다. 그렇다면 위 차례상은 누가 차린 차례상일까요? 술이랑 과일을 제외하곤 직접 만든 음식은 4가지가 전부입니다. 과거 차례상엔 올리지 않았던 과일 샤인머스캣도 눈에 띕니다.

이 차례상은 바로 한국 유교의 본산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의 최영갑 위원장이 실제로 이번 설에 올릴 상입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성균관 권고안에 따라 차례를 지낸다”고 했습니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 사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중앙일보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 사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중앙일보

9가지 음식 둔 차례상이 ‘표준’ 

2022년 9월 성균관은 추석을 앞두고 ‘대국민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는데 "차례상엔 술과 과일을 포함해 9가지만 놓아도 충분하다"고 해 온 나라가 들썩였어요. 조상을 잘 모시려면 더 많은 가짓수의, 더 좋은 음식을 상에 올려야 한다는 통념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성균관이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으로 내놓은 설 차례 간소화 진설도. 사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성균관이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으로 내놓은 설 차례 간소화 진설도. 사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더 파격적인 내용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절마다 전 부치는 수고를 덜어도 된다는 의미죠. 성균관은 “과거 기름이 귀했던 시기에 고급 음식으로 여겨진 전이 차례상에 올라간 것으로 추정한다. 유교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과일도 편히 놓으라고 합니다. 예법에 대해 다룬 문헌엔 ‘홍동백서’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하고요. "사람들이 차례상에 놓을 음식 순서를 쉽게 외우기 위해 나름의 공식을 만들었던 것이 마치 정설처럼 됐다"는 것이 성균관 측의 설명입니다.

차례상의 핵심은 ‘단순함’

이듬해 1월 설을 앞두고 성균관은 다시 한번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추석에 이어 ‘간소화’를 거듭 이야기한 겁니다. 이땐 "차례상에 놓을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최 위원장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과일을 올리면 된다”고 말했어요.

두 차례의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하면서 성균관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화목’입니다. 차례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묻고 즐겁게 지내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최 위원장은 2022년 기자회견에서도 “잘못된 명절 의례 문화가 가족 사이 갈등을 초래한다"며 "갈등이 계속 이어진다면 차례를 지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죠.

경북 안동의 퇴계 이황 종가 차례상.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경북 안동의 퇴계 이황 종가 차례상. 사진 한국국학진흥원

국학 자료 소장기관 한국국학진흥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요. 한국국학진흥원은 2021년 놀라운 조사 하나를 발표합니다. 제례 문화 지침서 『주자가례』를 근거로 설 차례상엔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만 올려도 된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경북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 종가의 차례상을 사례로 들어요. 술, 떡국, 전, 포, 과일. 딱 5가지가 상에 올리는 전부예요.

당시 연구를 진행한 김미영 수석연구위원은 “차례상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해요. 이어 그는 “차례라는 전통은 이어가되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햄버거든 치킨이든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례상에 올려도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설 명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 전하는 시간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은 설 명절을 앞두고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설 명절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차례 문화가 사라지기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독자들이 직접 만들어본 차례상. 중앙일보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독자들이 직접 만들어본 차례상. 중앙일보

음식을 차려 조상께 마음을 전하듯, 올 설에는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사랑을 전해보면 어떨까요? 아래 버튼을 눌러 '나만의 차례상 차리기'에 참여해보세요.
(링크: innovationlab.co.kr/project/2024lunarnew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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