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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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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모든 꽃은 열매가 되고/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한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건/ 변화와 무상뿐!// 가장 아름다운 여름조차/ 언젠가는 가을이 되고 시들어 간다/ 잎사귀야, 바람이 너를 낚아채 가려 하거든/ 꾹 참고 가만히 있으렴// 네 유희를 계속하며 저항하지 마라/ 가만히 그저 내버려두어라/ 바람이 너를 떨어뜨려 집으로/ 실어가게 하려무나

그저 가만히 살아야겠다. 헤르만 헤세의 시 ‘시든 잎’ 전문.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