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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고기덮밥, 튀긴 채소 곁들인 국밥…하루 단 50그릇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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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호 26면

이선민의 ‘색다른 식탁’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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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고추와 한국 고추장으로 매콤함을 더한 일본식 양념 타레를 여러 번 발라 구운 돼지고기 덮밥 등의 한 그릇 음식을 하루에 50그릇만 판매한다. 일본식 돼지고기 덮밥 ‘부타동’을 차용해서 익숙하되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이곳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식당 ‘고쥬(사진1)’다.

코스로 튀김요리를 내는 가로수길 식당 ‘키이로’에서 근무하던 박영욱 셰프가 독립한 곳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인의 식당에서 매운맛을 사용한 한식 비빔면, 낙지볶음, 부대찌개, 김치전 등의 음식을 만들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고쥬에선 알싸한 맛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달콤한 소스를 개발해서 고기에 바르고 숯에 구워 낸다. 튀김 국밥은 일본의 오차즈케와 한국의 보리굴비 물밥에서 착안했다. 따뜻한 국물 안에 밥을 말고 냉이·달래·바다새우·김 등 다양한 제철 한국 채소와 해산물을 바삭하게 튀겨 올린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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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덮밥(1만2000원·사진2), 튀김 국밥(1만원), 닭 목살 덮밥(1만1000원)까지 세 가지 한 그릇 음식을 매일 박 셰프 혼자서 준비한다. 여름이 가까워질 때 즈음에는 복날에 먹는 음식도 새롭게 해석해볼 생각이란다.

“한국인 혹은 한국을 방문한 그 누군가가 편안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끔 한국화 된 음식을 낸다”는 게 박 셰프의 생각이다. “일식에서 최근 많이 보인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식당을 쫓기보단 대중적인 식사의 이정표가 되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당분간 휴무도, 중간 쉬는 시간도 없이 점심부터 저녁 식사 시간까지 영업한다. ㄱ자 모양으로 꺾인 바 자리만 있어서, 박 셰프와 자주 오는 손님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숯과 다시마를 넣고 감칠맛을 올려 지은 밥에 곁들일 수 있는 춘권과 닭 날개 만두도 인기가 좋다. 두 음식 모두 냉이·달래·양배추로 속을 채워 튀기고 춘권은 당근 소스를, 닭 날개 만두는 냉이를 넣은 미소 된장 소스를 함께 준다.

배달 주문을 받지는 않지만, 개인 용기를 가져오면 덮밥을 담아준다.

무인 주문기에 ‘추억’이라는 메뉴가 있는 것도 이곳만의 특별한 서비스다. 메뉴를 누르면 박 셰프, 강아지, 식사 장면 등 여러 사진이 붙은 버튼이 뜨고 각각에는 100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어떤 버튼을 누르든 손님이 제공받는 것은 ‘시간’이다. 박 셰프가 귤을 까서 건네거나 술 한 잔을 건네면서 대화를 유도하고 손님은 어느새 동네 사랑방에 온 듯 작은 추억을 쌓게 된다.

이선민 식음·여행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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