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희대, 국제공동연구 참여해 M87 블랙홀 관측

중앙일보

입력

박종호 교수.

박종호 교수.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우주탐사학과 박종호 교수가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해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포착했다. 국제공동연구에는 경희대를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 KAIST, UST, 연세대, 경북대 등의 국내 연구진이 참여했다. 박종호 교수는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과학연구에 필요한 블랙홀 영상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지난 2017년 국제공동연구팀은 사건지평선 망원경으로(Event Horizon Telescope, 이하 EHT)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을 포착했고, 2019년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관측한 M87 블랙홀을 영상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로 2017년 관측한 M87 블랙홀의 1년 뒤의 모습이 담겨 시간에 따른 블랙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관측으로 M87 블랙홀의 존재를 다시 한번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Astronomy & Astrophysics(IF=6.24〉 2024년 1월 호에 게재됐다.

2018년 포착한 M87 블랙홀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2017년과 일치했다. 하지만 블랙홀 고리 구조의 밝기 분포에서 차이가 확인됐다. 국제공동연구팀은 블랙홀 고리 구조의 크기에 변화가 없는 이유를 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했다. 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블랙홀 고리 구조의 크기는 블랙홀 근처의 강한 시공간 휘어짐으로 인해 시간 흐름에 따라 일정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블랙홀 고리 구조 밝기 변화에 대해서는 블랙홀 주변 플라즈마 난류 등의 요인이 밝기에 영향을 미쳐 변화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론했다.

이번 M87 블랙홀 포착에는 2018년 관측에 새로 참여한 그린란드 망원경의 역할이 컸다. 기존 8대 EHT의 성능이 향상됐고, 신규 망원경이 추가돼 블랙홀 영상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블랙홀 고리 구조의 밝기 변화를 분석해 블랙홀 주변 물질 유입과 방출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2017년과 2018년 관측한 M87 블랙홀 이미지 결과. 블랙홀 그림자로 불리는 중심 검은 부분과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 고리 모양으로 관측됐다. 하단의 하얀 선은 빛이 나흘 동안 갈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출처: ⓒEHT Collaboration)

2017년과 2018년 관측한 M87 블랙홀 이미지 결과. 블랙홀 그림자로 불리는 중심 검은 부분과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 고리 모양으로 관측됐다. 하단의 하얀 선은 빛이 나흘 동안 갈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출처: ⓒEHT Collaboration)

EHT는 2017년을 시작으로 2018, 2021, 2022년에 M87을 관측했고, 2024년에도 관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 이하 KVN)이 관측에 참여해 더 정확한 블랙홀 영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공동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대만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케이치 아사다(Keiichi Asada) 박사는 “과학연구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관측 결과의 재현성이다. 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새로운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는 사실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블랙홀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를 맡은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박종호 교수는 “이번 결과는 2017년 발표된 최초의 M87 블랙홀 이미지를 다시 한번 검증했을 뿐만 아니라,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변하는 고리의 모습을 포착해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결과는 지속적인 블랙홀 관측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