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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반도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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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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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줄을 맞춘 김발들이 녹색 바다의 품에서 너울거리며 겨울 어촌의 진풍경을 만들었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앞바다에는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김 양식장이 수평선까지 이어질 듯 끝없이 펼쳐져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추위에 움츠러드는 한겨울에도 이곳은 생김 수확으로 활기가 넘친다. 기계화로 간편해지긴 했지만, 꼭두새벽에 시작하는 생김 수확은 여전히 고된 작업이다. 하지만 한겨울 살을 에는 해풍 속에서도 양식 발에 다닥다닥 붙어 올라오는 생김을 마주하면 어민들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김은 지난해 1조원 넘게 수출돼 ‘바다의 검은 반도체’라 불린다. 그러나 앞길이 순탄치는 않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 생김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장인 완도군 금일수협 어촌계장은 “예년보다 생산량이 30%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완도 김 명성을 지켜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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