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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노화, 그리고 내재역량 해치는 사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

새해가 되었으니 새 결심을 할 법하다. 더 건강한 삶, 더 지혜로운 삶, 더 풍족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리라.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는다면 대개 건강을 꼽을 것이다. 다른 무엇을 달성해도 몸이 아프다면 차라리 아프지 않으니만 못하다는 사실을 경험해보면, 다른 무엇보다 일단 건강하고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헬스장 등록과 식단 관리도 좋지만 일단 건강을 다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2023)는 좋은 지침서가 될 만하다. 가속노화를 불러 일으키는 현대 사회의 여러 요소를 검토하고, 어떻게 하면 노화의 속도를 늦추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살피는 책이다. 책에 따르면 건강은 단순히 보기 좋은 몸과 동의어가 아니다. 건강은 내재역량을 잘 관리하여 얻어지는 결과로, 내재역량이란 신체 기능을 관리하고, 정서와 인지 기능을 유지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삶의 목표를 세워 이뤄나가는 능력이다. 미국병원협회(AHA) 등이 만들어 보급한 내용을 정희원 노년내과 교수가 ‘4M’으로 정리했다.

책에서 주목하게 되는 것은 건강 관리에 있어 운동과 영양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 도파민 자극에 대한 저항, 소비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그리고 세속적 욕망의 절제도 중요한 화두로 다뤄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좋은 식단으로 밥을 먹고 꾸준히 운동하며, 숏폼을 적게 보고, 필요한 것만 사는 소비 습관을 들이며,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을 멈추라는 것이다. 삶의 습관과 태도를 총체적으로 바꾸라는 요청이다. 거기에 더해 저자는 긴 노동시간과 부족한 수면시간, 긴 출퇴근시간 등이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기고글을 통해 역설하고 있다. 결국 건강은 그 모든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새해 건강 결심을 삶 전체의 변화에 대한 결심, 또 사회적 선택에 대한 결심으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