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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권석천의 컷 cut

새해에는 할 수 없는 것을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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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웹드라마 ‘소년시대’(쿠팡플레이)는 학폭(학교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안 맞고 사는 게 꿈”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다. 고등학생인 병태는 부모님을 따라 부여로 이사하면서 팔자를 고친다. 그가 ‘아산 백호’라는 헛소문이 퍼지며 부여 짱으로 올라서게 된 거다. (※다량의 스포 있음)

비밀은 들통나라고 있는 법. 진짜 ‘아산 백호’가 같은 학교로 전학을 옴과 동시에 병태의 전성시대는 끝이 난다. 병태는 그에게 덜 맞으려 갖은 애를 쓰지만 어디 세상 일이 뜻대로 되는가? 병태가 흠씬 두들겨 맞고 병실에 누워 있는데 소꿉친구 지영(이선빈)이 찾아온다. 엉망이 된 병태의 얼굴을 보고 지영이 한심하다는 듯 묻는다. “닌 도대체 왜 그따구로 사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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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는 울먹이며 반문한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디, 그럼 뭘 더 어찌케 하라고? 상납도 잘 하고 전교 회장자리도 양보했는디….” 지영이 바로 맞받아친다. “하, 이 ??새끼야! 할 수 없는 걸 혀야지!” 그때부터다. 병태가 각성해서 ‘싸울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고, 체력을 연마하고, 싸움의 기술을 익히기 시작한 건.

그렇다. 할 수 있는 거 한다고 변하는 건 없다.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해보지 않았을 뿐인데 할 수 없다고 지레 짐작을 한 거다. 사회적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한번 해보는 거다. 그래야 뭐라도 바뀐다. 해봤는데 안 된다면 ‘이건 내가 못하는군!’하고 돌아서면 되는 거다.

인생은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가는 과정인지 모른다. 새해엔 그동안 할 수 있었던 것들, 해온 것들에 안주하지 말고, 할 수 없었던 것들에 도전해보자. 스스로에게 깜짝깜짝 놀라는 순간을 가져보자. 그것이 새로운 일이든, 운동이든, 취미든, 무엇이든 간에.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