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이 미래다] 햅틱스부터 로봇 분야까지…혁신적 융합연구로 미래기술 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융합연구 한국기술교육대 김상연 교수 성과·업적

시각장애인 길 안내, 교육·안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기술 개발
5년간 특허 109건, 기술이전액 2억
국제VR 학술대회서 최우수시연상

 김상연 교수(제일 뒤)와 연구원들이 다담 미래학습관에 전시된 실차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국기술교육대]

김상연 교수(제일 뒤)와 연구원들이 다담 미래학습관에 전시된 실차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국기술교육대]

로봇이 화가 났을 때 사람이 로봇을 만지면 로봇의 피부가 딱딱해진다면 어떨까? 이때 사람이 로봇을 쓰다듬으면 로봇의 피부가 부들부들해진다면 또 어떨까? 오목한 안경이 사람이 원할 때 볼록한 형상으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상연 교수(컴퓨터공학부)는 이런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연구를 한다. 김 교수는 기계공학·전자공학·컴퓨터공학을 아우르는 융합연구자다. 그의 업적은 햅틱스 및 가상현실을 중심으로 로봇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현실서 촉각 경험 향상 연구에 주력

김 교수는 휴대폰·휴대기기의 소형 진동모터를 이용, 진동이 한 곳에서 발생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동적 햅틱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게임을 할 때 물체의 이동 방향·속도 등을 촉각을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소음이 많은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기업에 이전돼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사람이 운전 중에 전방을 주시하면서 안전하게 내비게이션 기기, 오디오, 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헤드업 햅틱 디스플레이’도 개발했다. 이는 내비게이션에서 가상의 버튼의 위치를 촉각만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내비게이션의 다양한 버튼 중 눌러져야 하는 곳을 누르면 내비게이션 화면이 아래로 움직여 버튼이 눌러졌다는 느낌을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지금 눌러서는 안 되는 버튼의 경우에는 내비게이션 자체가 딱딱해져서 눌려지지 않는 효과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김 교수는 햅틱기술을 가상현실에 적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손의 움직임 등을 이용해 가상의 물체를 조작하기 위해 ‘짧은 막대기’ 형상의 가상현실 컨트롤러를 이용한다. 가상현실 컨트롤러를 이용해 사람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작업·훈련·교육 등을 수행한다. 김 교수는 사용자가 가상환경 내에서 들고 있는 도구 및 조작에 따라 가상현실 컨트롤러의 형태가 변형돼 가상현실 내에서 다양한 물체를 조작하거나 상호작용할 때 보다 실감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형상변형 햅틱 컨트롤러’를 개발했다. 의료 시뮬레이션,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다.

김 교수가 주력해서 연구하는 분야는 가상현실에서 촉각 경험을 향상시키는 연구다. 최근 접거나 둥글게 말 수 있으며 늘어날 수도 있는 촉감모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음식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랩에 주목했다. 전기를 인가하면 변형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성분을 변경해 촉감 모터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김 교수는 초경량 및 고유연 착용형 햅틱 글러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해 사용자에게 가볍고 편안한 햅틱 경험을 제공하는 연구를 한다.

촉감모터는 투명할 뿐 아니라 전압을 걸면 볼록하게 부풀고, 전압을 인가하지 않으면 원래 형상으로 돌아온다. 교류전압을 인가하면 진동이 발생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촉감을 전달한다. 김 교수는 이런 특징을 이용하면 초점이 자동으로 변화하는 안경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초점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원천기술로 안경이나 망원경 등에 접목해 사용할 수 있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볼록렌즈가 되고, 먼 곳을 볼 때는 오목렌즈가 돼 노안 교정용 안경으로 사용될 수 있다. 드론에 적용하면 대상과의 거리에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내시경이나 복강경에 적용하면, 원하는 부분에 대한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 김 교수는 소프트하고 신축성 있는 햅틱 모터를 확장해 로봇이 섬세하고 정확한 작업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햅틱 스킨을 개발했다. 외부 자기력이나 전기를 이용해 로봇스킨의 단단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적응력이 높고 혁신적인 로봇 기술이다. 햅틱 스킨을 장착한 로봇이 복잡한 형상을 가진 물체를 잡은 경우, 로봇 피부가 물체의 형상대로 변화된다. 이때 전기입력이나 자력을 가하면 햅틱 스킨이 딱딱해진다.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형상의 물체를 로봇이 쉽게 잡고 들어 움직일 수 있다. 이 연구는 자동 제조, 물류 로봇, 탐사 로봇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향상된 다양성, 정밀도 및 효율성을 제공하며 반응이 더 빠르고 적응력 있는 로봇 시스템을 위한 기본 기술이 된다.

사람과 감정 상호작용 ‘공감형 로봇 스킨’

이런 기술을 더 확장해 기술과 감정 지능을 결합해 인간의 감정반응을 모방하도록 설계한 감정 상호작용하는 공감형 투명 로봇 스킨을 개발했다. 감정 상호작용하는 로봇 스킨은 하이드로젤과 음식포장용 랩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질인 PVC와 가소제를 이용해 개발됐으며 사람의 상호작용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해석하고 해당 감정 반응을 나타내기 위한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을 수행했다. 사람에게 위안과 감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예술 설치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김상연 교수는 최근 5년간 55편 이상의 해외 유명 SCI급 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등록된 특허는 109건에 달하며, 기술이전 금액은 약 2억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2023년 한국햅틱스학술대회에서 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가상현실 학술대회 ACM VRST의 최우수시연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한국정보과학회 동계학술대회(2022) 우수논문상, 한국대학중점연구소 워크샵(2022) 우수연구상, 2022 한국공학교육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 IEEE NEMS 2023 초청강연, 로봇관련 국제학술대회(2022 19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Ubiquitous Robots (UR))와 2023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주최한 지역사회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조연설을 하는 등 활발히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