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종무의 휴먼 & 펫

반려견과 식용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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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왼쪽 아래 사진에서 아이와 산책을 하고 있는 개는 오목이다. 보신탕용으로 사육되다 도살되기 직전 구조되어 캐나다 토론토로 입양됐다. 개농장에서 학대받던 오목이는 구조 직후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심했지만 동물보호단체의 돌봄을 받으며 원만한 사회성을 회복했다. 캐나다에 입양돼 새로운 가족과 산책도 하고 행복하게 살게 됐다. 오목이처럼 사육되다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믹스견으로 국내 입양이 잘 되지 않아 미국이나 캐나다로 입양을 많이 가고 있다. 그 수가 한 해에 1800마리 정도 된다.

사진 웰컴독코리아

사진 웰컴독코리아

최근 정부가 연내에 개의 사육·도살·유통·판매를 금지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사안에서 충돌하던 여당과 야당도 이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당론으로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개 식용 금지 특별법이 제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대한육견협회는 농장주의 생존권과 소비자들의 식육권을 주장하며 특별법에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개는 반려견과 식용견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반려견은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더라도 식용견은 가축으로 식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백인과 흑인은 종이 다르기 때문에 유색인종 차별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인종차별주의와 다를 것이 없다. 반려견이나 식용견으로 사육되는 개들은 외양만 조금 차이가 날 뿐 다 똑같은 개일 뿐이다. 반려견과 식용견으로 구분하려는 인간의 행위가 있을 뿐이다. 과거에 많은 민족은 먹을 것이 부족할 때 개고기를 먹었다. 하지만 먹을 것이 풍부해지면서 가장 먼저 개 식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이어졌다고 해서 모두 계승해야 할 전통은 아니다. 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시대의 변화가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사자성어처럼 도도한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