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앙M&B]
# 스스로 편견을 깨자
외동아이들만 버릇없고, 자기 중심적이고, 의존적인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 성장 과정의 한 단계인 셈이다. 그런데도 외동아이들은 '외동이라 그래'란 편견에 시달린다. 부모나 가족까지 그런 색안경을 끼고 아이를 바라본다. 부모부터 '외동'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장점을 살려나갈 수 있다.
외동아이는 또래보다 어른스럽고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자라기 때문에 정서적인 안정감도 높다. 동생에게 사랑을 뺏기는 경험도 없어 구김살 없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성격으로 자란다. 또 어른들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아 자아개념이나 지적 호기심도 뛰어나고, 혼자 즐기는 법을 터득하면서 집중력도 강해진다.
# 부모는 한 걸음 뒤에서
외동아이의 단점은 부모의 과잉보호 때문에 생긴다. 외동아이뿐 아니라 형제가 많은 집 아이도 부모가 과잉보호해 키우면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아이가 된다. 우선 '하나밖에 없는 데 못해줄 게 뭐 있나''어렵게 얻은 아이 정말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자. 또 아이의 행동에 때때로 무관심한 부모가 될 필요도 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세우면 아이가 부모의 기대를 부담으로 느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 쉽다.
또 부모가 아이의 일을 대신해 주면 의존적인 아이가 될 수밖에 없다. 옷 입고 벗기, 양치질, 장난감 정리 등 간단한 일부터 아이가 꾸물대거나 실패하더라도 참견하지 않는다. 아이는 실수한 경험,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험에서 자신을 절제하는 방법, 남을 배려하는 마음 등을 배울 수 있다.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도움은 그런 기회를 원천봉쇄한다.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양보하고 협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젠 골목이나 놀이터에서 아이들끼리 '자연발생적'으로 또래 집단을 만들어 노는 것만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다. 엄마가 적극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성가시고 귀찮더라도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놀게 한다.
처음에는 세 명 이상의 또래들을 만나게 하는 것보다 아이가 한 명의 친구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작은 관계에서 시작해 넓은 관계로 확장시켜 가는 것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외동아이들은 남과 나누는 훈련이 부족하기 쉽다.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줄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친구들과 장난감을 서로 갖겠다고 다툴 때는 5분씩 돌아가며 사용하게 하는 '5분 게임'(그래픽 참조)이 양보 훈련에 효과적이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위축돼 있고, 또래 사이에서 기를 못 펴는 성격이라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전에 애완동물을 키워보는 것도 좋다. 동물을 보살피고 사랑하는 과정에서 위로받고 자신감을 회복해 친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이지영 기자
◆도움말=구정은 브레인마인드 아동가족상담소 소장,
신철희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