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콜린스 사전이 AI(인공지능)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AI 용어 사용 빈도가 전년 대비 올해 4배 이상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AI가 이토록 뜨겁게 된 것은 작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고 나서다. 미국 나스닥도 챗GPT 관련 반도체주인 엔비디아가 달궜다.
지난주 쫓겨났다 닷새 만에 돌아온 오픈AI의 창업자 샘 올트먼 이야기가 화제였다. 관련 기사가 10만 건에 이른다. 그를 축출한 이사회 멤버 중 단 한 명만이 남고, 사내 갈등을 가라앉히려는 듯 나머지는 내침을 당했다. 스티브 잡스는 내쫓긴 지 12년 만에 애플로 돌아왔다. 단 5일은 새로운 AI 생태계를 이끄는 올트먼의 힘을 확실히 느끼게 한다.
AI가 인류에 공헌해야 한다며 2015년 비영리재단으로 설립한 오픈AI의 비전이 이제 이윤 행위 때문에 짐이 된 것일까? 비영리재단의 사회적 가치와 자본주의의 숙명인 영리 행위는 조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올트먼은 그런 갈등 속에서도 직원들의 환호를 등에 입고 거대 언어모델 AI 레이스의 큰 축을 확실히 이끌 전망이다.
아무튼 이 사건은 AI의 미래가 통제 가능한지를 인류에 숙제로 남겼다. 이세돌과 바둑을 두어 이긴 알파고 같은 AI는 한 분야만 잘했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범용 AI 시대가 곧 도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은 설(說)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를 두렵게 한다.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의 AI가 스스로를 개량해 비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은 경쟁 상대가 안 돼 AI에 결국 대체될 거란 무서운 말을 남겼다. 범용 AI의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AI의 위험을 통제할 규칙 마련에 속도전이 붙을 것 같다.
올트먼도 미 상원 청문회에서 AI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립된 감독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 인류를 위협할 AI 기술이 터미네이터 영화 속 얘기라고 하면 그건 시대착오적 망상에 불과하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