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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거리·상점이란 도화지에 웹툰·게임 캐릭터로 활기 불어넣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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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진흥원, 남산 상상타운 일대 K-콘텐트 IP 산업 클러스터 조성

콘텐트 특화한‘재미로’제2 전성기
7인 아티스트가 9개 건물을 채색
침체된 상권 살아나 관광객 북적

 서울경제진흥원이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에 활기를 더하는 ‘재미로 리바이브 프로젝트’를 진행, 7인의 아티스트와 아름다운 거리를 조성했다. 사진은 킹구 작가가 참여한 ‘옷누리 빌딩’ 경사로 벽화를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 서울경제진흥원]

서울경제진흥원이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에 활기를 더하는 ‘재미로 리바이브 프로젝트’를 진행, 7인의 아티스트와 아름다운 거리를 조성했다. 사진은 킹구 작가가 참여한 ‘옷누리 빌딩’ 경사로 벽화를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 서울경제진흥원]

서울 남산 상상타운이 작지만 강한 K-콘텐트 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K-아트, K-팝, K-웹툰 등 콘텐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기업과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무엇보다 유명 캐릭터 기업 콘텐트 IP ‘미니니(minini)’를 활용한 거리조성사업으로 기존의 벽화 사업을 뛰어넘은 공공미술의 사례 또한 만들어 냈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서울 남산 상상타운 일대를 애니메이션·웹툰·게임을 비롯한 미래형 K-콘텐트 IP 산업의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있다. 상상타운은 명동역 3번 출구에 위치한 상상광장 주변부터 현재 재건축 중인 (구)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올해 상상타운을 가로지르는 재미로를 IPX(구 라인프렌즈)의 유명 콘텐트 IP ‘미니니’와 협업해 새롭게 조성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시기를 지나 다시 활력을 찾고 있는 명동거리에 ‘유쾌한 바이브’를 더하기 위해 ‘재미로 리바이브(RE:VIBE)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 재미로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거리를 하나의 캔버스로 도시를 재탄생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

킹구, 바즈본, 로파이 콜렉티브, 토베이, 박스타이거, 장띵, 핸즈 인 팩토리 등 FAM(Friends Artist Membership)에 선정된 아티스트 7인의 IP와 ‘미니니’를 활용한 이번 작업은 총 9개의 건물 면을 작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재미로 리바이브 프로젝트’는 퇴계로 18길을 메인으로, 가로로는 20길과 만나고 세로로는 중국대사관 영사부를 지나 남산 케이블카 매표소 방향으로 이어진다.

명동 상상타운과 재미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바즈본 작가가 참여한 육회한하루 건물(왼쪽)과 재미로 상상광장에서 열린 하이파이유니콘의 데뷔 무대.

명동 상상타운과 재미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바즈본 작가가 참여한 육회한하루 건물(왼쪽)과 재미로 상상광장에서 열린 하이파이유니콘의 데뷔 무대.

주민이 참여해 만든 민·관협력 프로젝트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이나피스퀘어’와 ‘쏘쏘빌딩 서울’의 디자인을 시작으로 재미로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우수한 국내 콘텐트 IP를 사용해 건물 고유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 작가의 개성과 거리의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중구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노후한 가로환경정비와 건물입면 정비를 통해 보행환경을 다듬고, SBA는 콘텐트 사업 공모·IP를 활용한 사업진행으로 재미로를 개선했다.

주민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한 민관협력 방식의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2021년 그래픽 아티스트 ‘그라플렉스’와 함께한 ‘리드로우(RE:DRAW) 프로젝트’, 2022년 세계적인 디자인스튜디오 ‘스티키몬스터랩’과 함께한 ‘리프레시(RE:FRESH) 프로젝트’를 거치며 ‘명동 재미로’는 거리 조성의 새로운 사례로 자리 잡았다.

남산 상상타운은 남산·명동 중앙로와 이어져 있으면서, 아직 옛 서울의 정취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매력은 코로나 해제와 K-콘텐트 열풍을 맞아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지역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많은 미디어 매체에서도 재미로를 찾고 있다. KT Genie TV에서 방영된 웹툰 기반의 인기드라마 ‘남남’도 이곳을 배경으로 했다. 명동역 3번 출구 상상광장은 신인 아이돌 밴드 ‘하이파이유니콘’이 데뷔를 치르며 버스킹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침체된 상권이 부활하면서 상상타운은 새로운 콘텐트 기업을 불러들이고 있다. ‘만화가족’ ‘연필로 명상하기’ 등 오랫동안 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웹툰·애니메이션 기업은 물론 K-팝 스튜디오 ‘아츠플래닛’ 등이 재미로에 입성했다.

이처럼 기업 입주, 촬영 협조,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 등 콘텐트 기반의 지역 브랜딩이 가능해진 데에는 지역 주민들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 주민공청회 워크숍을 거치면서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이곳에 상인회가 출범했고, 이후로 지역의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창구가 됐다.

재미로의 인기에 ‘상상타운’도 덩달아 인기

재미로의 인기에 상상타운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힙지로’와 성수동, 신당동 등 의 공통점은 동네 고유의 문화적 맥락을 살려 지역을 새롭게 브랜딩한 데 있다.

명동과 남산을 잇는 상상타운 또한 재미로라는 콘텐트 특화거리와 함께 애니메이션·웹툰·웹소설·게임 등 국내 콘텐트 산업의 성장과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곳이다. 콘텐트 창작자와 기업의 성장을 다각도로 지원하면서 오랫동안 클러스터를 이뤄 문화적 토양을 다져왔을 뿐 아니라 거리 전체를 우수한 콘텐트 IP의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지역의 부흥을 견인해왔다.

서울경제진흥원 관계자는 “K-콘텐트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상상타운은 이제 재미로 프로젝트로 또 다른 가능성을 그려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콘텐트 자체가 지역의 정체성이 돼 새로운 타입의 로컬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 콘텐트 IP를 사용해 건물 고유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 작가의 개성과 거리의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재미로 조성 프로젝트’를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사진은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 지도.

서울경제진흥원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 콘텐트 IP를 사용해 건물 고유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 작가의 개성과 거리의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재미로 조성 프로젝트’를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사진은 콘텐트 특화거리 ‘재미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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