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천에 오면 근대문화가 보인다] 도시에서 마주치는 삶의 풍경을 노래…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 활동 전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강헌구 싱어송라이터

300만 도시 인천에는 다양한 청년 예술인이 살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인천 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공간 일부는 창작의 첫걸음을 떼기 힘든 현실 속에서 청년 예술가들의 시작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청년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시각, 음악, 연극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며 인천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인천의 청년 예술인들을 시민기자 박수희, 유사랑씨가 만났다.

강헌구 음악가는 도시 에서 마주치는 삶의 풍 경을 노래하는 10년 차 싱어송라이터다. [사진 인천문화재단]

강헌구 음악가는 도시 에서 마주치는 삶의 풍 경을 노래하는 10년 차 싱어송라이터다. [사진 인천문화재단]

음악가 강헌구는 도시에서 마주치는 삶의 풍경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뒤늦게 음악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 가수 10년 차다.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 ‘열우물길’ ‘누그러지다’ ‘별먼지’ ‘전기장판’ 등 4장의 싱글앨범을 냈다. 지난해에는 연인과의 이별, 세월호의 아픔을 담은 타이틀곡 ‘마중’을 포함한 미니앨범 ‘Waterproof’를 발표하며 인천의 예술가들과 다양한 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인천에서 음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홍대 라이브클럽의 라인업 뮤지션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홍대와 인천을 바쁘게 오갔다. 신진 뮤지션이 공연할 수 있도록 카페나 펍에서 열어주는 15분짜리 무대부터 오픈 마이크까지 노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올랐다. 하지만 그곳에서 음악 동료나 기획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고, 홍대와 인천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다.

그렇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 ‘가수 강헌구’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건 첫 싱글 ‘열우물길’이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동네 십정동(十井洞)이 재개발로 사라지게 된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그는 살풀이하는 마음으로 동네 버스킹 ‘열우물재개바라 콘서트’도 열었다. “어릴 적부터 살던/ 우물 많은 우리 동네/ 다들 가난했지만/ 정은 많았었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사람들….” (‘열우물길’ 가사에서)

올해 들어서는 과거 대리기사로 일하며 느꼈던 밤의 풍경들을 경쾌한 비트의 시티팝에 녹여 싱글앨범 ‘시티 드라이버(City Driver)’로 만들었다. 발매에 앞서 부평 십정동 이동노동자쉼터 ‘엠마오’에서 찾아가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라이더 복장을 한 이동노동자들과 함께한 뜻깊은 공연이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누구를 만나 또 어딜 갈지/ 집에 돌아갈지….” (‘City Driver’ 가사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확실한 색이 있고 대중에게 공감받는 음악을 하면서요.”

그가 만든 노래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서 노래의 생명력과 확장성을 느끼며, 인천이라는 지역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노래하고, 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강헌구 음악가가 지역과 장르의 경계를 넘어 무한히 성장하기를 응원한다.

시민기자 박수희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지금은 문화대학원에서 지역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다채롭고 평범한 사람들의 공간과 일상을 시속 4km의 속도로 걷고, 보고, 말하고, 읽고, 쓰고, 노래한다. 특히 오랜 시간과 성실한 손길이 담긴 것들을 좋아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