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오면 근대문화가 보인다]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 ‘인류세’ 담론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 펼쳐

중앙일보

입력

신연수 시각작가

300만 도시 인천에는 다양한 청년 예술인이 살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인천 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공간 일부는 창작의 첫걸음을 떼기 힘든 현실 속에서 청년 예술가들의 시작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청년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시각, 음악, 연극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며 인천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인천의 청년 예술인들을 시민기자 박수희, 유사랑씨가 만났다.

신연수 작가는 인류세를 주제로 평면 작업과 설치 작업을 병행해 오고 있는 인천 출신 청년 작가다. [사진 인천문화재단]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란 인류에 의해 환경이 파괴되면서 물리·화학·생물 등 지구 환경의 체계가 이전과 전혀 달라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신연수 시각작가는 인류세를 주제로 평면 작업과 설치 작업을 병행해 오고 있는 인천 출신 청년 작가다.

동덕여대와 홍대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신 작가는 ‘줍줍’이라는 환경아트팀을 결성, ‘자연의 자리’였던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고 인류세를 담론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공물에 의해 자리를 잃고 잠식돼 가는 자연환경의 위기를 시각 작품을 통해 전한다. 예를 들면 폐플라스틱을 그리드 형식으로 엮어 캔버스 위에 올린 뒤 플라스틱이 버려진 장소 이름을 빼곡히 적어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위기의 바다’를 표현한다.

그가 인류세를 주제로 창작을 시작한 건 ‘현대도시의 메카’라 불리는 미국 시카고를 다녀온 이후다. “여행 중 이 화려한 도시가 본래 우리가 아닌 ‘자연의 자리였다’는 걸,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알려야겠단 사명감이 생겼죠.”

신 작가가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병뚜껑을 모아 그리드 작업을 하는 것 역시 쓰레기를 수거한 지구의 위치를 상징하는 거란다. 지구 전체가 온통 인류 문명이 배설해 놓은 쓰레기로 얼룩져 있다는 사실을 각성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식이다.

신 작가는 인천문화재단의 청년예술가 창작지원 대상에 선정돼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아트플러그 연수’에서 개인전 ‘The vanishing half’를 열었다. ‘사라지는 반쪽’이라는 의미다. 자연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 그 반쪽인 자연을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를 작품을 통해 전달했다.

시민기자 유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