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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오면 근대문화가 보인다] “매체·장르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연기 훈련, 나만의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 찾아갈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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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장호룡 배우

300만 도시 인천에는 다양한 청년 예술인이 살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인천 청년문화창작소 ‘시작공간 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공간 일부는 창작의 첫걸음을 떼기 힘든 현실 속에서 청년 예술가들의 시작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청년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시각, 음악, 연극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며 인천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인천의 청년 예술인들을 시민기자 박수희, 유사랑씨가 만났다.

장호룡 배우는 “나만의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겠다”며 앞으로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사진 인천문화재단]

장호룡 배우는 “나만의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겠다”며 앞으로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사진 인천문화재단]

인천예술회관역 근처 연습실에서 만난 장호룡 배우. 올해 서른인 그는 “20대 때는 저를 해부하고 뜯어내면서 치열하게 연기 훈련을 했다”며 “이제 배우로서 진짜 연기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후반, 배우지망생의 필독서인 『배우 수업』을 사보고 연기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처음에 반대하던 부모님도 결국 하고 싶은 걸 해보라며 대학교 4년 치 등록금을 한 번에 내 주셨다. “그 돈을 모두 연기 하는 데 썼어요, 남김없이.”

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연기 서적을 읽고, 연기 선생님을 찾아 메일을 보내거나, 워크숍마다 따라다녔다. ‘나’를 먼저 이해하기 위해, 또한 나를 보다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몸학’을 공부했다. 훈련한다는 생각으로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배웠다. 펜싱, 승마 등을 익히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매일 8km씩 달리고 1시간씩 걸으며 해마를 확장했다. 연기는 그를 치유했고, 건강하게 만들었다.

“기술자인 아버지는 올해로 65세인데, 여전히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기계를 만지고 계세요.” 그의 가족은 인천과 부천의 경계인 부개동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다. 아버지처럼 성실한 사람이 되려 노력한다는 그는 지금도 바쁜 일상을 보낸다. 평일엔 이벤트 회사의 스태프로, 주말엔 연기학원 보조 강사로, 일주일에 두 번은 초등학교 연기 강사로 출강한다. 매일 저녁이면 본업인 배우로 돌아와 공연을 준비한다. 최근엔 인천문화재단 청년지원작인 연극 ‘햄릿: 그럴 수밖에 없었어’로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햄릿이 되어 인천 신포아트홀 무대에 오른 것. 그는 “앞으로도 예술가들과 협업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기자 박수희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지금은 문화대학원에서 지역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다채롭고 평범한 사람들의 공간과 일상을 시속 4km의 속도로 걷고, 보고, 말하고, 읽고, 쓰고, 노래한다. 특히 오랜 시간과 성실한 손길이 담긴 것들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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