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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간신은 어떻게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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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이란 망령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배회하고 있다. 망령으로 떠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사람들을 해치는 것은 기본이다. 선량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죽어 나간다. 봉건시대의 찌꺼기가 어째서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것인가?

역사현상으로서 ‘간신현상’은 여전히 잔존(殘存)하고 있다. 부분적 잔존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 본질적 원인을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신종 간신 부류는 학력과 스펙(spec)을 기반으로 부와 권력, 기득권, 시스템과 정보 를 독점하여 부도덕한 사이비 ‘엘리트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인맥과 피를 섞는 혼맥(婚脈)으로 기득권을 다지는 것은 물론, 이렇게 해서 탈취하고 갈취한 부와 권력을 세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머리말〉 중에서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이번에 펴낸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의 《간신-간신론(奸臣論)》은 2002자 원고지기준 총 5,000여 매 분량의 ‘간신 3부작’ 중에 1부이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책의 개관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간신이란 큰 제목 아래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간신론〉은 간신의 개념 정의부터 부류, 특성, 역사, 해악과 방비책, 역대 기록 등을 살핀 ‘이론편’이다.
제2부 〈간신전〉은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이다.
제3부 〈간신학〉은 간신의 수법만을 따로 모은 ‘수법편’이다. 이와 함께 역대 간신 약 100명의 엽기 변태적인 간행을 모아 보았다.

3부 모두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은 간신의 간악한 행적을 통해 이들이 인류와 역사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쳤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현대판 간신들과 간신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자는 데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간신에 관한 기록과 그들의 행적 및 수법을 소개하고 분석했지만, 가리키고자 하는 대상은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간신들임을 밝혀둔다.

이 책은 지난 20년 넘게 간신과 관련한 기록과 학문적 성과를 꾸준히 공부해온 마지막 결과물이다. 그사이 몇 권의 관련 대중서를 출간한 바 있고, 이번에 이 모든 자료들을 다시 검토하고 다듬어 이 세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간신들이 남긴 추악한 행적과 그 해악은 지금도 우리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다. 이 간신현상을 철저하게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저당 잡힌다. 최악의 간신 유형인 매국노이자 민족반역자인 이른바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간신은 오로지 사리사욕, 재물, 권력, 자리에만 충성할 뿐이다. 간신은 내 것을 가져간다. 빼앗아 가고 훔쳐 간다. 간신은 내 자식 것을 훔쳐 간다. 내 이웃의 것, 이 사회 선량한 보통 시민의 것을 훔쳐 간다. 그것을 합하면 크게는 나라 전체가 된다.

간신은 나의 현재와 미래, 자식의 현재와 미래, 보통 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결국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친다. 간신은 나라를 훔친다. 나라를 판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간신은 개별적 존재가 아니다. 떼거리를 지어 온갖 해악을 끼치는 집단에 속한 자들이며, 그 악행 때문에 사회와 나라가 망가진다. 하나의 현상, 역사현상이다. 그 영향력이 실로 막강하기 때문에 필자는 이를 간신현상이라 부른다. 이 현상은 전염성까지 막강해서 사회 곳곳을 좀먹는다. 단순 현상을 넘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하게 만드는 하나의 병적인 신드롬(syndrome)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남다르다. 이 현상을 직시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일소하지 않으면 간신들의 전면적인 공격에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 까닭이다. 간신에게 역사의 평가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경고하고자 한다.
《간신-간신론(奸臣論)》은 크게 9개 장(간신의 글자와 뜻풀이 및 관련 용어, 간신에 대한 보다 진전된 정의定義, 간신과 관련한 단어들과 현대판 간신 부류, 간행奸行을 이루기 위한 수법手法으로 본 간신의 특성과 공통점, 간신현상의 토양, 간신의 해악과 교훈, 그리고 방비책, 간신奸臣에 관한 역대 전적典籍들의 인식과 한계, 간신 방비를 위한 선현들의 검증법에 대한 분석, 최초의 간신奸臣은?)으로 나눠서 편집했다. 70여 점의 관련 사진 자료와 도표를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책의 말미에 특별부록으로 〈간신 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 조항〉을 넣어서 ‘나의 간신 지수’를 체크 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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