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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테크업계의 북극성 플랫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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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1년 전 챗GPT로 테크업계를 뒤흔든 오픈AI가 개발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자기만의 특화된 AI를 만들 수 있는 GPTs 서비스를 발표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GPT 스토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빠르게 추격해오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플랫폼이 되겠다는 선언이자 애플의 성공 신화를 AI 영역에서 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애플이 세계 최고의 테크 기업이 된 배경은 잘 알려져 있다. 자사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 보던 예전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업이 장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후 플랫폼 비즈니스는 많은 테크기업들에게 북극성과 같은 지향점이 되었다. 알파벳(구글)의 경우 애플에 뒤졌지만 재빨리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기업 경쟁력의 주요 발판이 됐다.

아마존 또한 직접 책을 팔던 비즈니스를 개방해 누구나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팔 수 있게 했다. 뒤이어 아마존 창고와 물류망,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상품화했다. 아마존을 통하지 않고는 장사하기 힘든 원스톱 리테일 플랫폼을 구축했다. 반면 메타의 경우 자사 소셜미디어에 다른 기업의 광고를 게재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플랫폼을 만들지 못했다. 실리콘밸리 거인들과의 경쟁에서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오픈AI의 선언은 업계 최고의 제품, 서비스를 내놓은 후 그 기술과 인기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이미 입증된 성공 공식을 따르고 있다. 플랫폼의 특성상 많은 기업이 경쟁할 수 없고, 앞으로 잘해야 한두 플랫폼 정도가 추가된 후에는 기회의 문이 닫힐 가능성이 높다. 알파벳이 안드로이드의 경험을 되살려 AI 플랫폼의 2인자가 될 수 있을까. 오픈AI와 경쟁하는 기업들에 시간은 많지 않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