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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를 레이저로 스캐닝…미세먼지 배출 감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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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닝 라이다를 통해 도시 내에서 대기오염을 배출하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부경대]

스캐닝 라이다를 통해 도시 내에서 대기오염을 배출하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부경대]

도시 전체를 레이저로 스캐닝해서 어디서 고농도 미세먼지를 배출하는지를 감시하는 기술이 국내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마치 레이더로 항공기나 선박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국립부경대 환경공학과 노영민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원 미(微)기상-대기 질 입체 관측 기술 심포지엄'에서 '스캐닝 라이다를 이용한 도심 대기 질 공간분포 관측'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동북아 지역 연계 초미세먼지 대응 기술개발 사업단(단장 배귀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대기센터가 주최했다.

노 교수는 종전에 수직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에어로졸(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던 장비를 개량, 수평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에어로졸 농도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장비 개발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라이다 스캐닝은 1980년대 연구가 시작됐고, 현재 세계적으로 연구 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지는 분야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재 대기 질 자동 측정소가 600여 개가 있지만, 측정소 인근의 대기오염도만 파악할 수 있다.
측정소 간 거리가 평균 8㎞ 정도이고 대도시 도심에 집중돼 있어 흩어져 있는 오염원을 하나하나 감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공위성으로 분석할 경우에는 하루에 한 번 측정으로는 실시간 감시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라이다가 도시 전체를 실시간 모니터링해서 오염을 배출하는 공장 굴뚝이나 항만의 선박을 찾아내는 등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빛)가 물체를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과 크기를 감지해 물체의 위치와 상태를 파악한다.

라이다 원리. [자료=부경대]

라이다 원리. [자료=부경대]

레이다(Radar)의 경우 수~수십 ㎝의 긴 파장(라디오파)을 사용하는 데 비해 라이다는 1000nm(나노미터, 1nm=100만 분의 1㎜) 안팎의 짧은 파장을 사용하게 된다.

스캐닝 라이다 기술은 측정하고자 하는 오염물질과 다른 잡음(Noise)을 잘 구분, 정확한 값을 얻는 것이 관건이다.

고가 장비가 들어가는 만큼 비용을 줄이는 것, 사용이 쉽도록 자동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경대 연구팀이 캠퍼스 내에 설치한 스캐닝 라이다를 운용하는 모습. [자료=부경대]

부경대 연구팀이 캠퍼스 내에 설치한 스캐닝 라이다를 운용하는 모습. [자료=부경대]

부경대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532nm와 1064nm 두 가지 레이저를 송신부에서 발사한 뒤 되돌아오는 빛을 수신부의 세 가지 채널에서 감지하는 방식이다.
에어로졸 오염도는 실시간 자동 분석 작업을 거쳐 모니터에 색깔로 표시된다. 30m 해상도로 표시된다.

연구팀은 해발 150m의 부경대 캠퍼스 측정지점에서 반경 5㎞를 라이다로 수평 스캐닝을 진행했다.

360도 한 바퀴를 완전히 스캐닝하는 데는 30분이 걸린다.

120도만 스캐닝할 경우 10분마다 측정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에어로졸 오염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국가 대기오염측정망 자료와 라이다로 측정한 오염도와 비교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PM2.5)는 95% 이상, 미세먼지(PM10)의 경우 90% 상관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당장은 라이다의 해상도를 높이고 소형화해야 하고, 장비 여러 대로 동시에 스캐닝해서 평면이 아닌 3차원 공간의 오염도를 파악하는 기술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농도뿐만 아니라 특정 지점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을 산정하거나, 입자상 오염물질(미세먼지) 외에 질소산화물 등 가스 형태의 오염물질도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캐닝 라이다의 응용 사례. 스캐능 라이다를 통해 오염 배출 지점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단속반이 투입돼 불법 소각 현장을 적발할 수 있다. [자료=부경대]

스캐닝 라이다의 응용 사례. 스캐능 라이다를 통해 오염 배출 지점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단속반이 투입돼 불법 소각 현장을 적발할 수 있다. [자료=부경대]

서울기술연구원의 신성균 박사는 토론에서 "서울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스캐닝 라이다 시스템을 설치해 시범 관측을 시작했다"면서 "반경 5㎞를 스캐닝하면 기존 간이측정기 1만 대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허용 기준을 만족하는 레이저 광원 출력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높은 건물 옥상에 설치해 시민이 레이저빔에 노출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저 장비 운용에 대해 시민들이 우려를 나타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국립목포대 배민석 교수와 KIST 김경환 박사는 차량을 이용한 대기 질 이동 관측에 대해, 한국외대 이태형 교수는 항공기를 이용한 대기 질 관측에 대해, 연세대 김준 교수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대기 질 관측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또, 한양대 안강호 교수는 풍선과 드론을 이용한 관측 사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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