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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프리즈 위크 달군 한국미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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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호 19면

‘런던 프리즈 위크’ 달군 한국미술

프리즈 런던 2023 갤러리현대 부스에서 선보인 김아영의 미디어아트와 월페이퍼 작품. 세계적인 미술관 테이트가 프리즈 런던에서 구입한 5명 작가 9점 작품 중에 이 작품들이 포함되었다. 문소영 기자

프리즈 런던 2023 갤러리현대 부스에서 선보인 김아영의 미디어아트와 월페이퍼 작품. 세계적인 미술관 테이트가 프리즈 런던에서 구입한 5명 작가 9점 작품 중에 이 작품들이 포함되었다. 문소영 기자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프리즈 런던 아트페어 기간(10월 11-15일)에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미술이 관심을 받았다.

프리즈 런던이 리젠트파크에서 개막한 다음날인 12일, 영국 테이트 미술관은 페어에서 새로 구입한 작가 5명의 작품 9점을 공개했는데, 그 중에는 갤러리현대 부스에서 선보인 김아영 작가(44)의 비디오아트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와 월페이퍼 설치작품 ‘다시 돌아온 저녁 피크 타임’(2022)이 포함되었다. 김 작가의 개인전으로 꾸며진 갤러리현대 부스는 미국 현대미술지 ‘아트뉴스’기 선정한 ‘프리즈 런던 2023 베스트 부스 10’에 포함되기도 했다.

프리즈 측은 ‘가상 서울을 누비는 배달 라이더 여성’을 주제로 한 김 작가의 작품에 대해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에서 크게 일어난 긱 경제(gig economy: 정규직보다 임시직에 의존하는 경영활동)를 들여다본다”면서 “과민 상태, 신체와 시공간을 최적화하려는 가속주의적 충동 등 현대인의 강박을 잘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프리즈 런던 2023 국제갤러리 부스. 관람객들이 벽에 걸린 이기봉 작품(왼쪽)과 박서보 작품(오른쪽)을 보고 있다.  문소영 기자

프리즈 런던 2023 국제갤러리 부스. 관람객들이 벽에 걸린 이기봉 작품(왼쪽)과 박서보 작품(오른쪽)을 보고 있다. 문소영 기자

프리즈 런던의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관람객을 모으며 첫날부터 순조롭게 팔려 나갔다. 특히 이기봉 작가(66)의 ‘안개 풍경화’ 앞에 멈춰서는 사람이 많아 그의 유럽 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의 작품은 페어 첫날에 팔려나갔다. 지금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중인 강서경 작가(46)의 설치작품도 첫날에 우리돈 1억원대 초반 가격에 팔렸다. 단색화의 인기도 여전했다. 특히 지난 14일 타계한 박서보 화백(1931-2023)의 2022년작 ‘묘법’은 페어 첫날 6억-7억원대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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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화백의 작품은 국제갤러리 부스 외에도, 런던에 본사를 두고 최근에 서울에 진출한 세계적 갤러리 화이트큐브의 부스와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 부스 등에 나와 있었는데,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아서 여전한 인기를 알 수 있었다.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의 한국 PKM 갤러리 부스. 윤형근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 문소영 기자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의 한국 PKM 갤러리 부스. 윤형근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 문소영 기자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의 독일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의 부스. 파독 간호사 출신 화가 송현숙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문소영 기자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의 독일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의 부스. 파독 간호사 출신 화가 송현숙의 개인전으로 꾸며졌다. 문소영 기자

고미술과 20세기 모던아트를 주로 다루는 프리즈의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PKM갤러리가 단색화 거장 윤형근(1928-2007)의 그림을 선보였고, 아라리오갤러리가 ‘여성 작가’ 특별 섹션에서 전위예술가 정강자(1942-2017)를 재조명하는 개인전을 열었으며, 학고재 갤러리가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84) 등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유명 외국 갤러리가 부스를 한국 작가의 개인전으로 꾸민 경우도 있다. 독일의 스푸르스 마거스의 마스터스 섹션 부스는 재독 작가 송현숙(73)의 솔로쇼였다. 송 작가는 1970년대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4년 간 독일의 병원에서 일하다가 함부르크 미술대학을 나와 화가로 활동해 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의 귀얄붓으로 넓고 하얀 획을 일필휘지한 그의 그림은 추상과 구상, 정(靜)과 동(動)을 넘나든다. 전시된 그림이 거의 다 팔렸다는 후문이다.

런던 마이클 버너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승택과 제임스 리 바이어스의 2인전. 문소영 기자

런던 마이클 버너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승택과 제임스 리 바이어스의 2인전. 문소영 기자

런던 마졸레니 갤러리의 이승조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2인전 '근접성의 역설' [사진 Todd-White Art Photography, 국제갤러리]

런던 마졸레니 갤러리의 이승조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2인전 '근접성의 역설' [사진 Todd-White Art Photography, 국제갤러리]

프리즈 서울과 마찬가지로 프리즈 런던 기간에는 도심의 갤러리들이 공들인 전시로 장외전을 펼치는데, 그 주된 장소는 오랜 부촌(富村)이자 세계적인 갤러리와 명품숍이 많아 ‘런던의 한남동’이라 할 수 있는 메이페어(Mayfair)다. 이곳에 위치한 마이클 버너 갤러리는 갤러리현대와 협업해서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 이승택(91)과 미국 개념미술의 대가 제임스 리 바이어스(1932-1997)의 2인전을 11월 18일까지 열고 있다. 런던 주요 신문 ‘이브닝 스탠더드’와 뉴욕 기반의 미술 온라인 플랫폼 ‘아트시’ 등이 ‘프리즈 기간에 꼭 봐야 할 전시’ 중 하나로 선정했다.

메이페어에 위치한 또 다른 갤러리 마졸레니는 국제갤러리와 협업해서 원통 형태 모티프의 기하학적 추상화로 ‘파이프 작가’로 불린 이승조(1941~1990)와 이탈리아의 추상미술 대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1935~2013)의 2인전을 11월 30일까지 열고 있다. 단색조의 캔버스를 활용해 새로운 공간감을 연출하는 두 작가의 공통점이 흥미롭다.

이처럼 유럽 시장에서 한국 작가들이 소개되는 통로 및 방식과 작가들의 면모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는 프리즈 런던과 서울의 네트워크를 통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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