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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 전통 일본 이나니와 우동 분점, 3일 공들인 건면 부드럽고 쫄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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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호 24면

김석동의 ‘맛있는 노포’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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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은 헤이안시대(AD 794~1185)인 806년 당나라에서 유학하던 일본인 승려에 의해 일본에 전해졌으며 이때 시작된 면 제조법이 사누키우동의 시초가 되었다 한다. 시코쿠의 사누키현(오늘날의 카가와현)은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우동의 고장이다. 이후 에도시대(1603~1867)에 우동·소바 등 면 요리 전문 가게가 생겨났으며 메이지시대(1868~1912)에 서민음식으로 대중화하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메뉴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우동이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고, 일본에는 우동여행을 안내하는 우동버스도 있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다양한 재료, 조리방법 등 특색 있는 우동이 발달했는데 사누키우동과 함께 이나니와우동, 미즈사와우동이 일본 3대 우동으로 꼽힌다. 밀과 물이 좋다는 카가와현의 사누키우동은 발로 밟아 반죽한 젤리같이 탱탱하고 쫄깃한 면발과 가쓰오부시 등으로 조리한 담백한 육수가 자랑이다. 눈이 많은 동북지방 아키타현의 이나니와우동은 운송과 장기보존을 위해 가늘고 납작한 건면을 만들어 쓰며 차가운 면을 간장소스나 참깨소스 등에 찍어 먹는 스타일이 일반적이다. 관동지방 군마현의 미즈사와우동은 찰지고 부드러운 면을 자랑하는데 종이같이 넓고 독특한 형태의 얇은 면을 차가운 쯔유에 찍어 먹는 ‘히모카와우동’이 유명하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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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 우동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근대화시대를 거쳐 6.25동란 이후 밀가루가 대량공급 되면서 멸치국물의 한국식우동이 본격 등장했다. 서민들의 한 끼 식사 공간인 ‘포장마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우동이며, 추운 날이면 ‘따끈한 우동’이 떠오를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이 되었다.

지금은 일본식 우동가게들이 여러 곳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서울시청 광장 옆 ‘이나니와 요스케(사진1)’는 정통 이나니와우동을 선보이는 가게다. 일본 ‘사토 요스케’의 분점 격인데 조리장은 1970년 요리를 시작한 원로 일본인이지만 주인은 한국인이다. 사토 요스케는 아키타현에서 출발한 가게로 1860년 개업하여 350여년 전통에 7대를 이어오고 있으며 도쿄 긴자에 있는 가게도 150년이 넘었다고 한다. 3일에 걸쳐 공들여 만든 건조면으로 조리한다.

이나니와우동과 각종 튀김, 구이, 덮밥, 정식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역시 우동이 압권이다. 건면은 일본에서 가져오는데 부드러우나 쫄깃한 면발이 자랑이다. 필자는 ‘세이로’라 불리는 차가운 우동(간장소스 9000원·사진2)을 즐겨 먹는데 참깨된장소스 로도 주문 가능하다. 카케우동도 별미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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