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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이정후도 방심하다 당했다…사람 뼈 절반 몰린 ‘이곳’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중앙일보

입력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27) 가을이 오면 손발이 더 고생하는 이유?

하늘이 맑고 푸르며 풍요로움이 넘실거리는 가을이다. 야외활동과 스포츠를 즐기는데 좋은 계절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체력과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레포츠에 빠진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사람 몸에서 뼈와 인대, 힘줄, 연골 등은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처럼 무너져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사람 뼈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손과 발은 '운동의 계절' 가을에 특히 부상 위험이 크다. [중앙포토]

사람 몸에서 뼈와 인대, 힘줄, 연골 등은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처럼 무너져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사람 뼈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손과 발은 '운동의 계절' 가을에 특히 부상 위험이 크다. [중앙포토]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가 운동 욕구를 자극하면서 이에 따른 스포츠 손상도 늘고 있다. 흔한 부상 부위는 우리 몸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고생하는 손과 발이다. 주된 이유는 운동 도중 ‘넘어짐’에 의한 것이다.

테니스를 치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손과 발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골프에서 뒷땅을 치거나,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근육과 인대의 과도한 사용으로 다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손과 발의 손상이 잦은 이유는 뼈와 연관이 깊다. 우리 몸은 206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손에는 54개, 발에는 52개 등 106개의 뼈가 있어 절반을 넘는다.

뼈를 중심으로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힘줄, 뼈 사이의 마찰과 충격을 흡수하고 원활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연골 등이 유기적으로 얽혀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처럼 무너져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넘어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짚을 때 손상되는 부위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다. 단어는 생소하지만 가장 흔한 손목 통증의 원인이다.
이곳은 새끼손가락에서 손목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중간에 쏙 들어간 부위로 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다.

언뜻 빈 공간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힘줄과 인대, 연골이 섞여 있는 복합체 구조다. 손과 손목 사이의 충격을 완화하고, 손목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삼각섬유연골 복합체를 다치면 새끼손가락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며 손목도 시큰거린다.

문 손잡이를 돌리거나 자동차 핸들을 돌릴 때, 가스레인지를 켤 때, 빨래의 물기를 짤 때,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등 손목을 구부리거나 옆으로 꺾을 때 아프다.

증상이 심하면 손목을 사용할 때 소리가 나거나 손목이 붓는다. 또한 새끼손가락의 감각도 둔해지고,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일생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곳을 다치면 부상 부위가 자극되지 않도록 우선 부목이나 보조기로 고정한 뒤 소염제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뒤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구기 운동에서 점프한 뒤 착지를 하거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체중을 받치고 있는 발목을 잘 다친다. 대부분 발목이 비틀리거나 접질려 발목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손상되는 발목염좌다.

하지만 최근 인대 손상을 넘어 발목 연골까지 다치는 젊은 환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발목을 심하게 다쳤을 때 내측 연골에도 큰 충격이 가해져 연골이 떨어져 나가거나, 반복적인 접질림으로 인해 연골이 찢어지는 경우다.

발목 연골 두께는 1㎜정도로 얇아 한번 손상이 시작되면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발목을 접지른 후 발목이 붓거나 통증이 지속될 경우, 걷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경우, 손가락으로 누를 때 아픈 경우, 발목 관절의 움직임이 불편한 경우에는 발목 연골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발목 연골 손상을 방치할 경우 발목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갑작스레 수술을 받은 프로야구 키움의 이정후가 다친 곳은 왼발목 신전지대였다. 신전지대는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인데,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작용했을 때 주로 다치는 곳이라 일반인보다는 운동선수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중앙포토]

지난 7월 갑작스레 수술을 받은 프로야구 키움의 이정후가 다친 곳은 왼발목 신전지대였다. 신전지대는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인데,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작용했을 때 주로 다치는 곳이라 일반인보다는 운동선수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중앙포토]

이외에도 발목 신전지대 손상이 있다. 신전지대는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인데 신전근육의 힘줄들이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지지해 주는 조직이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작용했을 때 주로 다치는 곳이라 일반인보다는 축구 등 운동선수들에게 나타나는 부상이다. 지난 7월 프로야구 키움의 이정후 선수가 수비 도중 왼발목 신전지대를 다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손과 발을 덜 고생시키면서 야외활동을 즐기기 위해선 평소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동 전과 후에 스트레칭이 필수다. 힘줄과 인대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손목을 위아래로 구부렸다 펴주고, 발목도 부드럽게 돌려준다.
그리고 버티는 근력을 키워주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넘어짐으로 인한 스포츠손상은 대부분 급성이기에 신속한 냉찜질로 염증과 붓기를 최대한 빨리 빼주는 것이 좋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28편에 계속-

〈나영무 원장은…〉

-現 솔병원 원장
-現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前 대한빙상경기연맹 의무분과위원장
-現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주치의
-前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1996년~2018년)
-前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
-前 김연아, 박세리, 윤성빈, 차준환 등 국가대표 선수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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