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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집중분석 | 카카오·네이버·삼성전자… ‘국민주의 배신’은 언제까지?

중앙일보

입력

하향곡선에도 ‘오르겠지’ 개미들, 부글부글

‘밉상주’ 되자 개미투자자 이탈… 2차전지·테마주에 몰리기도
“반도체·IT 호재 많아” 전망 속 ‘조금만 올라도 판다’ 분위기

2023년 코스피 출발지수는 2249.95, 9월 14일 지수는 2572.89였다. 9개월 동안 14.34% 상승했다.

2023년 코스피 출발지수는 2249.95, 9월 14일 지수는 2572.89였다. 9개월 동안 14.34% 상승했다.

"빨리 팔아버리고 탈출하고 싶다.”

삼성전자, 카카오와 네이버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까맣게 태운 ‘국민주’들이다. 지난 1월 2일 새해 장이 열리며 2249.95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9월 14일 2572.89를 기록, 9개월 동안 14.34% 상승했지만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가 이끈 결과는 아니다. 이들 주식은 답답한 행보를 보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마다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며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반등의 실마리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반짝 상승은 있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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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3위를 차지한 이들 국민주는 연초만 해도 전망이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2021년 초 9만6800원까지 급등했던 삼성전자는 연초 ‘5만전자’까지 추락했다가 6만원대를 회복, 최근 힘겹게 7만원을 넘어섰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코로나19 성장주로 주목받았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과 실적 부진, 오너의 사법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9월 14일 종가 기준 네이버는 22만5500원, 카카오는 4만8300이다. 2년 전 46만원대를 찍었던 네이버는 반토막, 17만원까지 갔던 카카오는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 네이버는 10위에 간신히 걸려 있고, 카카오는 기아·포스코퓨처엠 등에 이어 15위로 밀렸다.

답답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국민주를 떠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66만8319명으로 지난해 말(581만3977명)보다 15만 명가량 줄었다. 지난해 9월 600만 주주 시대를 열었지만 8개월 사이 35만 명이 주식을 팔고 떠나면서 다시 50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206만6544명에서 199만9126명으로 200만 명 선이 무너졌고, 네이버는 105만1608명에서 103만3170명으로 줄었다.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2차전지 관련주로 이동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올 들어 급등한 2차전지 관련주에는 소액주주가 2배가량 늘었다. 한마디로 국민주의 굴욕이다. ‘국민주 3총사’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의 주가 부진 속사정과 하반기 전망을 분석했다.

‘내우외환’ 카카오, 탈출구가 안 보인다

8월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열린 ‘무책임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2차 행동’ 모습.

8월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열린 ‘무책임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2차 행동’ 모습.

“아무리 기다려도 난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올여름 경기도 성남 판교 카카오 본사 앞에서 아침이면 울리던 노래다. 카카오노조가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이름이 같은 가수 김범수의 노래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을 틀어 김 센터장을 호출하는 집회 현장에서다. 노조는 집회에서 경영진의 무책임 경영을 규탄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엑스엘게임즈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에 대한 경영진의 대책과 사과를 요구했다.

카카오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실적 탓이다. 카카오는 2분기 매출이 1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113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에스엠 연결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54.5%나 줄어든다. 커머스 거래액 둔화가 지속된 데다 콘텐트 부문의 게임과 미디어 매출이 감소하며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보였던 카카오 계열사들 역시 올 들어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너의 사법 리스크도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에스엠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8월 10일 김 센터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4월 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사무실도 강제 수사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몇 해 국회 국정감사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2021년 ‘플랫폼 갑질’, ‘골목상권 침해하는 내수 대기업’으로 호되게 비판받은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수일간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벌어진 사태에 대해 다시 국감장에서 머리를 숙였다.

이 같은 내우외환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2021년 6월 17만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 주가는 2년 만인 지난 6월 말 5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상장 계열사 주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15만원 회복을 약속했지만 절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홍은택 현 대표도 지난 3월 주가를 2배 이상 올리지 못하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주가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카카오 주식은 8월 17일 5만원마저 붕괴한 후 3주째 4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등할 기미가 보이자 않자 “결국은 손해 보고 팔았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에서 경영진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AI 기술 경쟁으로 치열하지만 카카오는 최근에야 AI 조직을 정비했다. 10월 이후 자체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을 향상시킨 ‘코(KO)GPT 2.0’을 공개할 계획이지만 이미 시장에선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카카오 위기의 원인은 카카오”, “카카오가 카카오를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는 주요 사업부의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신사업 투자를 늘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사업이 안착하고, 카카오 재편 효과를 누리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짝 오른 네이버, 임원이 먼저 팔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8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8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카카오보다는 사정이 좀 낫다고는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밉상주’가 되기는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연초 17만9500원으로 시작한 네이버 주가는 9월 14일 종가 22만5500원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올해만 봤을 때이고,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46만5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년 가까이 조정 국면에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자사를 이용하는 14만4067명의 네이버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24.21%다. 손실 투자자 비율도 87.33%에 달한다. 9월 14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37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취임(53조9721억원) 이후에도 큰 반등 없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반짝 상승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8월 7일엔 연중 최고점(24만1500원)을 기록하며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8월 24일 하이퍼클로바X가 공개된 후 접속자가 몰렸고, 명령어에 대한 답변이 지체되거나 오류가 나는 등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하루 8% 상승하고 다음날 7% 하락하는 장세 속에서 네이버 임원 몇몇이 과거 받았던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팔았다. 이 때문에 “간신히 반등하는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AI 열풍’ 속에서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국내 기업들이 저마다 AI관련 사업을 발표하며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정작 한국의 AI 대장주는 관심 밖이었던 것. 상반기 1조6000억원을 들여 북미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차입금 부담 역시 주가를 무겁게 만들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저금리·비대면 국면에서 수혜를 봐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고금리·대면 전환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오랜 기간 조정을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엔 호실적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8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4079억원, 37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10.9% 상승한 것이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 매출이 선방했고, 커머스 부문 매출과 콘텐트 부문 매출이 40% 이상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최수연 대표는 “2분기 주요 사업 부문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장기간 축적해온 AI 기술력과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네이버만의 생성형 AI 경험을 제공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7만원 턱걸이 ‘10만전자는 꿈인가요?’

지난 3월 16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10만전자는 꿈인가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를 보유한 소액주주 수는 566만8319명이다. 지난해 말 대비 약 15만 명이 줄기는 했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 수가 약 14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삼성전자를 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식은 올 들어 내내 그 자리였다. 국내 증시가 2차전지 바람에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등 각종 테마주 돌풍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루에도 많게는 몇 십만원대 수준으로 움직였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답답할 정도로 6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온라인 주식 게시판은 “9만전자, 10만전자 외친 인간들 누구냐”, “10만전자는 바라지도 않는다. 8만전자만 돼도 판다”는 글로 도배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적금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7월 말까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순매도액은 10조5818억원으로, 지난해 말 5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올 들어 7만원대로 상승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사실 시가총액이 400조원 넘는 대형주인 삼성전자는 코스피와 흐름을 같이하는 종목이다. 시장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기대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오랜 부진에 대해 “달러당 원화값 하락,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데다 삼성전자 또한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9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면서 개미들의 선호도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주가가 여름을 거치며 7만원대로 들어서자 8월엔 개미들이 다시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지난 8월에만 삼성전자 주식 총 995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7월 한 달간 5492억원어치를 판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인공지능(AI) 그래픽 처리장치(GPU) 상용화로 각광받게 된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디(D)램, 낸드(NAND)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3조원 규모의 누적된 메모리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다.

가까스로 ‘7만전자’에 오르니 투자자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최근 삼성전자를 공격적으로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는데, 주가가 반등한 지난 1일에만 개인 순매도 대금은 6906억원에 달했다. 증권가에선 “아직은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에 의구심을 품은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 이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9월 1일부터 11일까지 1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테마주 갔다가 롤러코스터 타는 개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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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국민주의 저조한 성적은 개인투자자의 이탈을 가져왔다. 국민주에서 돈을 뺀 개미들은 2차전지주로 몰려갔다. 2차전지 종목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31만3370명에서 올해 2분기 52만8895명으로 늘었다. 기록적인 상승을 보여준 에코프로는 같은 기간 10만9619명에서 25만468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에코프로비엠도 22만5303명에서 41만9892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올 초부터 2차전지주가 상승 랠리를 달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팔고 2차전지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조 국민주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가 엔데믹 상황을 맞아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시세 분출이 어려워졌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풀이다.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등 테마주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신기술, 신소재를 다룬 뉴스가 나오면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을 통해 테마주 목록이 퍼지고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식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대신 닭고기 등 육류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닭고기 업체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빚까지 내며 투자에 올인하고 있어 문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246억원으로, 연초 16조5310억원에서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전후로 경제와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투자자들은 이에 적응했고, 자연스럽게 도파민(쾌락 호르몬)을 유발하는 고변동 주식을 선호하게 됐다”며 “놀랍게도 도파민 유발 주식이 올해 압도적인 초과 성과를 달성하면서 이런 매매 패턴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도체·IT주 뜬다는데,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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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는 2차전지보다 반도체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등에서 시가총액 비중보다 거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수급쏠림’이 심해졌다. 쏠렸던 수급의 열기가 식는 것은 과거에도 반복됐던 일”이라며 “쏠렸던 수급을 다시 받아주는 업종은 결국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티센터장도 “2차전지는 과도한 투자 쏠림 현상이 사라지면서 조정 과정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는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반도체 등을 위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간신히 7만원대에 턱걸이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증권사들은 일제히 장밋빛 전망이다. 목표주가 평균은 9월 13일 기준 9만1364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4분기 말부터 공급 축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현실화되며 내년부터 상승 사이클 기울기가 가파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에 대한 기술 경쟁력 재부각이 예상된다”며 “파운드리 부문의 대형 신규 고객 확보 등 반도체 사업의 업황 개선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떨까? 카카오의 하반기 주가 상승을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의 IPO가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눈에 띈다. 카카오엔터는 20조원 이상의 몸값을 기대하고 있는데, 카카오가 지분 73.59%를 보유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콘텐트 사업 첨병인 카카오엔터와 카카오픽코마 IPO 모멘텀이 가까워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엔터사업은 카카오 보유 지분율이 금융 대비 현저히 높은 70%대로, IPO 추진 시 주가 탄력성 또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 목표 주가를 8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네이버는 커머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는 만큼 상대적인 강점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본업 내 과금을 통한 수익화 시동과 동시에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기업 간 거래(B2B) 상품들이 가장 먼저 수익화에 나설 전망으로 비용도 일정부분 커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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