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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나에게도 찬란한 젊음의 시절이 있기야 했겠지. 그때의 나는 몸 따위 돌아보지 않았다. 정신은 고결한 것, 육체는 하찮은 것. 그래서 육체의 욕망에 굴복하는 모든 행위를 혐오했다. 혐오라니. 몸이 있어 정신이 존재하는 것인데. 젊은 나는 참으로 하찮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하찮게 천대해 왔던 불쌍한 나의 몸에게 블루를, 귀하디귀한 블루를 아낌없이 제공했다.

소설가 정지아의 첫 산문집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에서.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음주 예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