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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600년 전 ‘땅의 도시’였던 서울, 100년 후 서울의 이상향은 어떤 모습일까

중앙일보

입력

도시 자체를 설계하는 ‘도시건축’ 통해 친환경·상생 도시 그려볼까요

도시형성을 설계하는 창작술 혹은 창작하는 것을 말하는 도시건축, 도시와 떼어놓을 수 없는 공공의 공간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도시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국제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건축과 도시를 매개로 세계 도시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살피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세계 여러 도시와 건축 문화를 교류하죠. 그 현장에 찾아간 소중 학생기자단이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제대로 즐기는 법을 공개합니다. 가을의 문턱, 거대한 건축 문화 전시장이 된 서울을 누벼보는 건 어떨까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은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작품 ‘땅소’의 언덕을 걸어보고 물에 발을 담그며 제대로 즐겼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은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작품 ‘땅소’의 언덕을 걸어보고 물에 발을 담그며 제대로 즐겼다.

‘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 전시회를 말해요. 1895년 시작된 ‘베니스 비엔날레’가 명성을 얻으면서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일컫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됐죠. 2017년 시작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급속한 도시 성장에서 파생된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데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밀화 도시인 서울이 ‘도시건축’을 주제로 인간 중심적 친환경 도시의 모습을 되찾고자 한 것입니다.

2017년부터 2년마다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제1회 ‘공유도시’, 제2회 ‘집합도시’, 제3회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 도시건축의 경쟁력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어요. 전 세계 건축가·건축학도들이 분명한 주제 의식을 갖고 만들어낸 전시물이 특징으로, 갈수록 화제를 모으며 신흥 명문 비엔날레로 부상 중이고 1~3회 누적 관람객이 183만 명에 달하죠.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지난 9월 1일 개막해 10월 29일까지 59일간 치러지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땅의 도시, 땅의 건축’, 부제는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입니다. 우리 선조가 600년 전 꿈꿨던 옛 서울, 한양은 산과 강 그리고 바람의 흐름에 따라 거주의 틀을 세운 ‘땅의 도시’였어요. 하지만 현대 도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체성은 훼손되고 말았죠.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100년 후 서울의 이상향을 그리며 잊혔던 ‘땅의 도시, 서울’에 주목해요. 각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행정기관, 시민 등 도시를 살아가는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서울의 미래를 그리는 장을 제공합니다.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처음으로 야외공간을 활용해 열린송현 녹지광장(이하 송현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으로 전시공간을 분산한 게 특징이죠. 도슨트 투어, 포럼, 토크 등 내·외부 공간을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누리집(www.seoulbiennale.org)에서 일정 확인 후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검색)을 통해 예약하면 돼요.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안영현(오른쪽) 도슨트가 땅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구성한 도시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안영현(오른쪽) 도슨트가 땅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구성한 도시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는 총 5개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그중 3개 섹션을 살펴보러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 시민청을 방문했죠. 주제를 설명하는 전시인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서는 아가 칸 건축상을 받은 리즈비 하산 등 국내외 작가 19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요. 해가 갈수록 실감하게 되는 기후위기 속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서울의 미래비전을 그려낸 ‘서울그린링’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지하화되고,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은 서울의 공중정원과 그린테라스 같은 공간들은 상상만으로도 즐겁게 느껴졌죠.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에서는 첨단 기술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도심의 자연요소를 연결하는 ‘친환경 고밀도시’에 대한 청사진을 볼 수 있어요. 미국 지오터슨 스튜디오는 100년 뒤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을 그렸으며, 영남대 백승만 교수팀은 여의도와 반포지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울다움’을 제안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게스트시티전인 ‘패러럴 그라운즈’를 관람하며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알아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게스트시티전인 ‘패러럴 그라운즈’를 관람하며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알아봤다.

‘게스트시티전’인 패러럴 그라운즈(Parallel Grounds): 도시의 활력을 만드는 밀도와 공공성에서는 땅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구성한 도시 사례를 소개하고, 이미 실현됐거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나눕니다. 주제와 관련된 해외도시 정책 및 프로젝트들을 자세히 소개하는데, 2024년 열릴 파리올림픽 준비과정을 통해 탄소 절감과 도시 혁신을 꾀하는 그랑파리와 보트아일랜드 사례 등이 인상적이었죠. 세계 도시의 사례를 보며 우리나라 도시에 적용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어요. 이밖에 야외인 송현광장에서 전시되는 ‘글로벌 스튜디오’는 메가시티의 연결(Bridging the Megacity)을 주제로 13개국 24개 도시의 31개 대학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선보이죠. ‘현장 프로젝트’는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을 주제로 파빌리온을 설치해 시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송현광장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체험하기
경복궁 인근 소나무 숲이 있던 송현동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 윤덕영·윤택영 형제의 저택이 있었어요. 광복 후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다가 서울시가 최근 매입해 녹지광장으로 조성, 지난해 10월 임시 개방했죠. 110년간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었던 이곳이 이번 비엔날레의 주 전시장이 된 건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와도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개발과 단절로 끊어져 있던 송현광장의 산길, 바람길, 물길을 되찾고 서울의 땅을 정화해 자연과 상생하는 길을 찾아간다는 도시 회복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체험형 주제관인 전망대 형태의 ‘하늘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12m 높이에 오르면 경복궁을 비롯해 인왕산과 북한산, 인근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체험형 주제관인 전망대 형태의 ‘하늘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12m 높이에 오르면 경복궁을 비롯해 인왕산과 북한산, 인근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민 대상 체험형 전시가 펼쳐지는 송현광장에서는 주제전과 현장 프로젝트전을 눈여겨봐야 해요. 송현광장에 들어선 소중 학생기자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을 향해 갔죠. 체험형 주제관인 전망대 형태의 ‘하늘소’(所)와 물을 품은 언덕 ‘땅소’(所)가 그 주인공으로, 행사 총감독을 맡은 조병수 건축가의 작품이에요. 조병수 건축가는 땅의 장점을 극대화한 ‘땅집’과 재생 건축을 통해 탄생한 ‘막집’ 등 땅을 덜 훼손하고 주어진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건축물로 유명합니다. 경기도 양평 수곡리의 ‘땅집’, 거제도 ‘지평집’, 서울 서촌 ‘온그라운드 갤러리’와 ‘막집’ 외에도 천안 ‘현대자동차 글로벌러닝 센터’와 서울 종로 ‘트윈트리타워’, 남해 ‘사우스케이프 호텔’ 등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다수 건축물을 설계했어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은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언덕을 걸어보고 물에 발을 담그며 제대로 즐겼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은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언덕을 걸어보고 물에 발을 담그며 제대로 즐겼다.

‘땅소’ 앞에 선 조 건축가가 언덕 너머의 산을 가리켰습니다. “저 왼쪽 산이 북악산, 저 뒤에 보이는 게 북한산이죠. 옛날에 우리 선조들이 이곳을 수도로 정한 이유가 뭐냐 하면 북쪽에 산이 있는 땅을 찾은 거예요. 북으로는 북악산과 북한산을 두어 겨울의 찬바람을 막고, 남으로는 강이 흐르는 넓게 트인 공간을 두어 여름의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는 친환경 도시였죠. 산이 두 개가 겹친 모습이 매우 아름답죠. 다른 어느 도시에 가도 이런 산이 없어요.” ‘땅소’는 몸을 낮추어 낮은 곳에서 송현동과 그 주변 땅의 기운을 느끼도록 한 작품이에요. 땅 위에 두 발로 서거나, 굴곡진 둔덕에 앉거나 비스듬히 누워 서울 땅의 기운을 주변 산세와 더불어 느낄 수 있죠. 중앙에 만들어진 작은 수(水)공간을 통해 투명하게 반사된 가을의 산세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땅과 더불어 생명을 잉태하고 성장시키는 물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합니다.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나무에 걸터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물을 튀기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제대로 즐기는 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봤다.

서윤하·최규연·김민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나무에 걸터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물을 튀기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제대로 즐기는 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봤다.

최규연 학생기자가 “땅소의 언덕은 어떻게 표현하신 건가요”라고 질문했죠. 조 건축가가 “경주에 있는 왕릉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요. 그리고 시골에 가면 큰 언덕들이 있죠. 우리나라 언덕을 상징하며 왕릉을 보고 힌트를 얻어 표현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윤하 학생기자는 나무들은 어디서 온 건지 궁금해했죠. “나무토막은 강원도에서 가져왔는데, 일부러 나무를 자른 건 아니고 잘려서 팽개쳐져 있던 것들을 골라 가지고 온 거예요. 이곳에 와서 걸터앉기도 하고 앞에 서서 사진도 찍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나무에 앉아 조병수(왼쪽) 건축가의 얘기를 듣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있는 ‘땅소’의 나무에 앉아 조병수(왼쪽) 건축가의 얘기를 듣고 있다.

설명을 들은 소중 학생기자단은 조 건축가와 함께 땅소를 둘러봤습니다. 나무에 걸터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근 김민솔 학생기자가 “너무 시원해요”라며 밝게 웃었어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니 늦더위가 잠깐 잊히는 기분이었죠. 물에 비치는 하늘의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만들어내는 잔물결이 아름다웠어요. 물장구를 치며 걷다가 언덕 사이도 거닐며 예전 한양의 모습을 상상해봤습니다.

‘하늘과 만나는 곳’이라는 뜻의 하늘소는 전망대 형태의 조형물로 12m 높이에 오르면 경복궁을 비롯해 인왕산과 북한산, 인근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궁궐과 현대적 건물이 공존하는 도시 특성을 반영해 계단을 오르는 동안 땅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과거·현재·미래를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됐죠. 높은 곳에서 북한산·북악산과 경복궁의 배치 관계를 통해 우리 선조가 만든 서울의 초기 배치가 산·강·바람·빛 등의 자연적 요소를 고려한 친환경적 계획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해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조병수(왼쪽) 건축가가 작품 ‘하늘소’에서 해남·DMZ 비무장지대 등 여러 지역에서 온 흙으로 만든 흙더미들에 대해 설명했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조병수(왼쪽) 건축가가 작품 ‘하늘소’에서 해남·DMZ 비무장지대 등 여러 지역에서 온 흙으로 만든 흙더미들에 대해 설명했다.

마침 구조물에 묶인 천이 바람에 펄럭였습니다. “천을 보면 어두운 곳과 밝은 곳 명암이 있죠. 그런 걸 통해 빛을 느낄 수 있고 천이 흔들리는 걸 보며 바람을 느낄 수 있어요.” 여러 개의 흙더미의 경우 여러 지역에서 온 흙이라고 했죠. “하나는 남쪽 끝 땅끝마을 해남에서 왔고, 하나는 북쪽 끝 DMZ 비무장지대에서 파온 거죠. 이밖에 북한산 자락, 양평에서 나온 흙도 있어요.” 조 건축가가 땅에 앉아서 하늘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며 흙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손으로 흙을 만지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흙을 밟아봤어요. 조 건축가는 경치를 바라보고 흙을 체험하며, 잃어버린 땅을 회복할 방법을 모색하고 미래 도시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해보라고 했습니다.

조병수 건축가 인터뷰

소중 학생기자단이 도시건축이 나아갈 방향과 서울건축비엔날레에 궁금한 점을 총감독인 조병수 건축가에게 질문했습니다.

제4회 서울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조병수 건축가

제4회 서울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조병수 건축가

윤하:도시건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일반적으로 건물 짓는 걸 건축이라고 하는데, 도시건축이라고 하면 도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떻게 도시적으로 잘 쓰일 수 있는 건축을 말하는 거라 조금 더 큰 스케일이라고 볼 수 있죠. 건물이 여럿 모이고 길도 있고 광장도 있고, 그게 모두 모여 도시건축이 되죠.

규연:도시건축을 할 때는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하나요.
나 혼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사용하니까 안전해야 하고, 휴식하는 곳도 만들고 그늘도 제공하며 그런 공공을 위한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해요.

민솔:현재 서울은 높은 건물들로 꽉 들어찼고 어른들 말씀에 무분별하게 개발된 곳도 많다는데요. 이번 비엔날레 주제에 맞게 가장 바꾸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글로벌 스튜디오’전에 한강 다리가 전시돼 있어요. 지금처럼 차 다니는 다리 말고 녹색 공원으로 만드는 다리 이런 거죠. 그래서 강남과 강북이 땅으로 이어지는 게 굉장히 필요하겠다 생각이 들고 또 강을 땅으로 덮어 한강과 동네를 연결해서 녹색 공원으로 다 연결될 수 있게 찻길이 안 끊어지게 하는 걸 이번에 많이 연구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병수(왼쪽에서 두 번째) 건축가에게 ‘하늘소’에 있는 여러 지역에서 온 흙더미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병수(왼쪽에서 두 번째) 건축가에게 ‘하늘소’에 있는 여러 지역에서 온 흙더미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규연:서울의 100년 후를 상상해 봤을 때 과학의 발전으로 차가 날아다니고 엄청난 고층빌딩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거기서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가 되죠. 보시기에 가장 매력적인 자연의 재료는 무엇인가요.
나무·돌 같은 자연 소재들이 매력적이죠. 미래도시라고 건물이 굉장히 높아지고 삭막해지는 게 아니고, 우리가 망가뜨린 자연을 다시 회복해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도시가 돼야 한다는 게 중요해요.

윤하:어떻게 하면 자연을 해치지 않고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까요. 또 건물이 친환경적이려면 어떤 요소를 담아야 하나요.
위에는 필요한 건물을 짓고 밑에는 땅을 잘 보존해서 공원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둥을 이용해 건물을 위에 떠 있게 하면 밑의 공간은 사람들이 쓸 수 있잖아요. 밑부분을 서로 쭉 연결해 공원을 형성한다거나 땅과 자연을 해치지 않는 거죠. 많은 사람에게 밑에 땅을 열어주고 위에서는 건물 옥상이나 중간에도 나무나 풀을 자라게 한다든지 해서 햇빛을 직접 세게 받는 것도 막고 곤충이 와서 살 수 있게 해주는 건물이 친환경적인 건물이죠.

민솔:건축가님을 검색하면 지속가능한 건축이 많이 나옵니다. 초등학교 건물을 최소 비용으로 지속가능하게 지으려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일단은 평면, 어디다 뭐를 배치하고 이런 걸 잘 짜야 할 테고 효율적으로 잘 배치해야 해요. 둘째로는 햇빛을 얼마나 잘 이용할 것인지 보죠. 우리나라 기와집 추녀처럼 해서 겨울에는 해가 깊게 들어오고 여름에는 덜 들어오게 하는 거죠. 건물을 남향으로 짓고 햇빛을 잘 이용하면 형광등도 적게 켜도 됩니다. 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습기가 많은 편이라 환풍이 잘돼야 하죠. 적절한 창문으로 바람이 잘 통하게 해야 해요.

윤하:한 인터뷰에서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주거의 가치, 원형을 발견하는 거라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주거, 사람 사는 집의 가치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 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건강하게 산다는 건 제 생각에는 마당이 있는 집이면 좋겠고, 아파트라면 발코니라도 있어 나가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게 중요하죠. 그런 게 중요한 가치이고 그런 걸 실현하는 사람이 건축가입니다.

민솔: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방문할 어린이들에게 관람포인트를 짚어주세요.
뭔가 관람하거나 보러 가자 할 때 눈 위주로 많이 얘기하잖아요. 이번엔 몸으로 많이 경험해 보세요. 낑낑대면서 계단을 올라가고, 양말을 벗고 발로 밟아 흙을 느껴보고 손으로 만져보세요. 저 흙을 유리관 튜브에 담아 가져갈 수 있게도 할 거거든요. 그래서 집에 가져가서도 보고 냄새도 맡고, 또 물에 발을 담가보고, 언덕 사이로 걸어가며 장난도 치고 누워도 보세요. 저기 돔으로 된 파빌리온에도 들어가서 앉아보고, 비가 오면 비 오는 걸 느껴보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라는 걸 놓치지 마세요.

규연:소중 친구들이 무엇을 느끼고 얻어 가면 좋을까요.  
서울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우리 선조들이 이런 걸 다 고려해서 수도를 만들었구나 알고, 자연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거라는 걸 느끼세요. 바람이 불면서 아름다운 광경도 만들어내고 또 거기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죠, 그렇게 자연을 느끼세요. 한양이 이렇게 자연을 중심으로 해서 도시가 만들어졌고, 지금도 산은 안 없어졌잖아요. 그걸 잘 보존해서 만들면 좋은 도시가 될 수 있겠다, 내가 크면 직접 해봐야지, 그런 걸 생각해도 좋겠죠.

갖가지 파빌리온 통해 되찾는 송현동의 기억
'현장 프로젝트전'은 날씨 변화에 따른 다각적인 경험을 의도하며 도심 속 송현광장의 공간적인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땅과 하늘, 바람 등의 자연적인 요소와 도시의 여러 시청각적·촉각적·인지적 요소 등을 소재로 색다른 송현광장을 경험하게 하죠. 김치앤칩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 페조 본 에릭사우센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진이 참여한 현장 프로젝트전의 큐레이터는 김사라 다이아거날 써츠 건축사무소 대표가 맡았습니다. 김사라 큐레이터는 건축·설치 작업·영상 제작 등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창의적 작업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젊은 건축가예요.

‘하늘소’ 위에서 현장 프로젝트전의 큐레이터 김사라(맨 오른쪽) 다이아거날 써츠 건축사무소 대표에게 파빌리온 작품에 대해 전체적인 설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하늘소’ 위에서 현장 프로젝트전의 큐레이터 김사라(맨 오른쪽) 다이아거날 써츠 건축사무소 대표에게 파빌리온 작품에 대해 전체적인 설명을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110년 만에 소개되는 송현동 자체를 어떻게 시민들에게 소개할까 많이 고민했어요. 글보다는 실제로 각각의 다양한 재료와 공간의 경험을 가지고 시민들과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돼요. 막혀 있던 땅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떤 추억도 기억도 없죠.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이런 파빌리온이 여러분에게 송현동의 기억을 되찾아주고 그다음에 장소성을 다시 회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민솔 학생기자가 “파빌리온이 정확히 뭔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박람회·전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만든 부속물, 건축물을 말해요. 이 파빌리온들이 송현동을 시민들에게 만나게 하는 첫 건축물이 된다는 게 제겐 되게 흥분되는 일이었죠.”

현장 프로젝트전 큐레이터 김사라 다이아거날 써츠 건축사무소 대표

현장 프로젝트전 큐레이터 김사라 다이아거날 써츠 건축사무소 대표

윤하 학생기자가 “흔히 비엔날레 하면 철학적이고 딱딱하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흥미를 유도할 계획인지” 궁금해했죠. “이곳이 주 전시장이 되면서 현장 프로젝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갇힌 공간이 아니잖아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아니더라도 송현광장에 오시는 분들이 건축을 자연스레 만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참여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상당히 유명하고 또 무겁고 진중한 작업들인데 이곳에 작품이 설치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체험하며 건축을 소프트하게 소개할 수 있는 매개가 된 것 같아요.”

아웃도어 룸은 공원의 지나는 길목이며 도착의 공간이자, 송현동의 하늘·산·마천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아웃도어 룸은 공원의 지나는 길목이며 도착의 공간이자, 송현동의 하늘·산·마천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아웃도어 룸 안에는 원형 굴뚝도 있는데 나만의 공간, 도시 안에 내 공간의 경험을 주고자 한 것이다. 최규연 학생기자가 굴뚝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아웃도어 룸 안에는 원형 굴뚝도 있는데 나만의 공간, 도시 안에 내 공간의 경험을 주고자 한 것이다. 최규연 학생기자가 굴뚝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첫 번째로 둘러본 아웃도어 룸은 공원의 지나는 길목이며 도착의 공간이자, 송현동의 하늘·산·마천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송현동은 벽에 둘러싸여 있었던 땅이었고 그때는 도시 안에서 또 벽에 둘러싸인 외부의 공간이었는데, 벽이 허물어지고 나서도 여전히 이 도시의 건물들에 둘러싸인 외부의 공간임을 표현했어요.” 공간 안에는 원형의 굴뚝도 있는데, 소중 학생기자단은 굴뚝 안에 들어가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했죠. “다양한 국적으로 이루어진 팀이 만들었는데 그중에 스페인 분이 계세요. 스페인말로 굴뚝이 ‘방’이라는 뜻도 있대요. 방이라는 건 개인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고, 집에 가면 내 방은 또 다른 영역의 공간이잖아요. 이 방안에 나만의 공간을 생각하신 것 같아요. 도시 안에 내 공간의 경험을 주고자 한 프로젝트죠.” 아웃도어 룸은 다이아거날 써츠가 설계한 구조물에서 용도가 변경된 자재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는데요. 김 큐레이터는 파빌리온이 건축을 알리고 소개하는 즐거움의 요소로 쓰이지만 에너지 순환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죠. 재활용된 이 자재들은 비엔날레 종료 후 또 다른 용도로 재활용될 예정입니다.

공기압으로 세워진 유연한 막구조의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공기압으로 세워진 유연한 막구조의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막구조의 공간 안에서는 밖의 모습이 비쳐 보이는 게 이색적이다.

막구조의 공간 안에서는 밖의 모습이 비쳐 보이는 게 이색적이다.

인형과 작업을 하며 발견된 도자기·기와 등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인형과 작업을 하며 발견된 도자기·기와 등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파빌리온 안에 들어갔더니 원형 의자가 있어 앉아서 한참 주변을 둘러봤어요,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은 공기압으로 세워진 유연한 막구조의 구조물이 인상적인 공간으로, 도자기·기와 등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송현동이 거쳐온 시대를 암시적으로 나타냅니다. “그 시절에 사용됐던 물건들을 보고 과거의 시간과 앞으로 서울의 100년의 모습이 만나면 좋겠다고 했어요.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이는데 안에서는 밖의 모습이 비쳐 보이거든요. 그런 것을 의도해서 이 공간을 제안하셨는데 햇볕이 움직이는 모습, 맑은 날엔 파란색이 해 질 녘에 오면 붉은색이 비추는 게 너무 아름답죠.” 인형을 발견한 규연 학생기자가 무엇인지 질문했어요. “도자기로 사람의 형태를 만들어서 우리의 기억과 관련된 것들을 함축한다는 의미를 담았죠.”

수천 개의 렌즈로 이루어진 ‘리월드’는 100년 후 서울을 비춘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는 작품을 둘러싼 도시의 물리적 풍경을 활용 해 모자이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수천 개의 렌즈로 이루어진 ‘리월드’는 100년 후 서울을 비춘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는 작품을 둘러싼 도시의 물리적 풍경을 활용 해 모자이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수천 개의 렌즈로 이루어진 ‘리월드’는 100년 후 서울을 비춥니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는 작품을 둘러싼 도시의 물리적 풍경을 활용하여 굴절된 모자이크 이미지를 만들죠. 렌즈가 돌아가면서 이미지를 채집하고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시각 위주의 경험인데 건축과 이미지는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오감 중에서 시각을 다루는 분들을 초청했어요.”

15m 높이의 붉은색 삼각형 구조물 ‘페어 파빌리온’에는 나무껍질로 이루어진 원형 카펫을 걸어 삼각형 한가운데 작은 입구가 있는데요.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공간 양 끝에 놓인 의자가 시야에 들어오죠. “이 좁은 문을 지나서 들어가는 순간 두 사람이 만날 수밖에 없고 의자에 앉아서 너와 내가 만나는 공간인 거예요. 도시에서 그냥 스쳐 지나간 인연이 이 안에서 들어왔을 때 만날 수밖에 없는 그런 필연을 만들어내는 도시의 장치입니다.”

‘페어 파빌리온’에 들어가면 의자에 앉아서 너와 내가 만나는 공간이 펼쳐진다.

‘페어 파빌리온’에 들어가면 의자에 앉아서 너와 내가 만나는 공간이 펼쳐진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대편에 놓인 ‘의자’를 마주함으로써 사고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기회를 선사한다고 해요. 이때 반대편에 놓인 ‘의자’는 실제 마주 앉은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고, 과거의 자신, 송현동의 과거·미래,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이 될 수도 있죠. 고개를 들면 삼각형 꼭대기 부근 빛이 드리우는 동그라미를 발견할 수 있어요. 그곳으로 들어오는 빛과 보이는 주변 풍경의 모습, 어떤 시설을 쌓아 올려 만든 구축적인 공간의 모습이 강렬하니 놓치지 마세요. 삼각형·사각형·원으로만 구성된 공간에서, 자연스레 흘러들어오는 빛·바람·빗물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죠. 이 작품은 비엔날레 종료 후 양평에 조성 중인 메덩골 정원으로 옮겨져 다시 설치될 예정입니다.

터널 속을 거닐며 하늘을 올려다봄으로써 23개 유닛의 다채로운 형태와 공간, 내부로 스며드는 빛과 배경음악 사이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다.

터널 속을 거닐며 하늘을 올려다봄으로써 23개 유닛의 다채로운 형태와 공간, 내부로 스며드는 빛과 배경음악 사이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다.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죠. 서울 도심에 사운드스케이프를 설치해 형태, 소리 그리고 인간의 지각 사이의 긴밀한 연결성을 보여줍니다. 23개의 목재 유닛을 길게 줄지어 배치해 이리저리 넘나들 수 있는 긴 터널을 형성했죠. 각 유닛은 개별 공간이지만 23개가 하나의 대열을 이룰 땐 더 큰 시스템의 일부가 됩니다. 관람객은 터널 속을 거닐며 하늘을 올려다봄으로써 23개 유닛의 다채로운 형태와 공간, 내부로 스며드는 빛과 배경음악 사이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죠. 각 유닛에는 음향 시스템이 설치돼 유닛의 형태적 특성과 맞물려 벽의 진동으로 소리를 증폭시킵니다. “울림통 모양이 다르니까 소리가 다르게 반사돼서 들리는 것도 달라요. 가면서 고개를 올려 보세요. 지금과 저녁이 또 다른데 통마다 햇빛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따라 색깔이 달라서 송현동의 열려 있는 하늘을 경험하게 하죠.“

서울 지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드로잉 테이블.

서울 지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드로잉 테이블.

이벤트 파빌리온인 ‘서울 드로잉 테이블’에선 서울 지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드로잉 테이블을 통해 작가와 함께 미래의 서울을 그려보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벤트 파빌리온인 ‘서울 드로잉 테이블’에선 서울 지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드로잉 테이블을 통해 작가와 함께 미래의 서울을 그려보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벤트 파빌리온인 ‘서울 드로잉 테이블’에선 서울 지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드로잉 테이블을 통해 작가와 함께 미래의 서울을 그려보는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그리는 행위를 통해 지형과 물, 바람의 흐름에 의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형성됐다는 점을 설명하고, 서울의 미래를 그려보는 거죠. 비엔날레 종료 후 작품에 사용된 목재 구조물은 제로 웨이스트라는 행사 목표에 맞춰 시민을 위한 가구로 활용될 예정이에요.

한옥 파빌리온 ‘짓다’

한옥 파빌리온 ‘짓다’

한옥 파빌리온 ‘짓다’에 들어가면 숲처럼 고요한 분위기에서 성기게 얽힌 ‘산자’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한옥 파빌리온 ‘짓다’에 들어가면 숲처럼 고요한 분위기에서 성기게 얽힌 ‘산자’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름 18m, 높이 3m 규모로 들어선 한옥 파빌리온 ‘짓다’는 한옥 이전의 집 또는 우리의 의식 깊숙이 잠겨 있는 ‘집’에 대한 감각을 소환, 집의 원형에 대한 기억을 찾아간다는 콘셉트로 제작됐습니다. 밖에서 보기에 마치 거대한 광주리를 엎어놓은 듯해 흥미를 주고 성기게 얽힌 ‘산자(지붕 서까래·고물 위에 흙을 받치기 위해 엮어 까는 나뭇개비)’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을 통해 송현동에 내려앉은 가을의 운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죠. 안으로 들어서면 숲처럼 고요한 공간 속 둥글게 열린 천장 아래 구들마당이 자리해요. 역시 제로 웨이스트 목표에 맞춰 다른 한옥에 사용됐던 오래된 부재를 재활용했고, 전시 후엔 해체·이전해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죠.

김 큐레이터가 비엔날레 작품들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어린 친구들이 더 잘 즐길 수도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어른들은 사회에 익숙해져서 있는 것도 잘 못 볼 수 있어요. 아까 돔에 들어갔을 때 제가 설명하지 않았는데 찰흙으로 만든 사람을 딱 찾았잖아요. 소년중앙 독자 또래 여러분이 더 잘 봐요. 잘 느끼고 오히려 내가 보고 느낀 걸 부모님께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거예요.”

학생기자가 뽑은 베스트 파빌리온

민솔 학생기자가 뽑은 베스트 파빌리온

삼각형 모양의 빨간색 건축물 ‘페어 파빌리온’

삼각형 모양의 빨간색 건축물 ‘페어 파빌리온’

‘페어 파빌리온’이라는 삼각형 모양의 빨간색 건축물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엔 단순하고 특별한 게 없어 보여 제일 재미없게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파빌리온의 조그만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좁고 기다란 공간, 공간 양 끝에 놓여 있는 의자. 왼쪽과 오른쪽, 두 의자 중 하나는 빛이 드리우는 동그라미와 마주 봐 그 의자에 앉은 사람은 빛을 받을 수 있고, 반대편에 있는 의자는 빛을 그만큼 받지 못하는 거예요. 틈새로 하늘과 경치가 보이는 것도 신비로웠죠.

윤하 학생기자가 뽑은 베스트 파빌리온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

서로서로 내는 소리의 종류가 모두 달랐던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가 기억에 남아요. 서로 다른 구조의 울림통에서 나는 소리를 각각 들어보면 모두 달랐죠. 같은 진동이지만 구조물 안의 구조에 따라서 아주 다른 소리가 난다는 점이 신기하고, 겉으로 보이는 건축물의 모양도 독특합니다.

규연 학생기자가 뽑은 베스트 파빌리온

열린송현 녹지광장에는 물을 품은 언덕 ‘땅소’

열린송현 녹지광장에는 물을 품은 언덕 ‘땅소’

조병수 건축가님의 ‘땅소’가 가장 마음에 들었죠. ‘땅소’는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두 산, 북한산과 북악산의 새끼산과 같은 존재입니다. ‘땅소’의 언덕은 보다 따스한 빛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해주고, ‘땅소’의 물을 보면 도시와 어우러지는 수면에 반사되는 북한산과 북악산을 함께 볼 수 있죠. 이렇게 끌리는 매력을 지닌 ‘땅소’가 저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어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길 건너편에서 송현광장을 봤을 때 눈이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들과 차들이 집합하는 서울 한복판에, 탁 트인 광장이라니요. 펼쳐진 초록 위에 재미있게 생긴 건축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죠. 조병수 건축가님을 만나 ‘땅소’와 ‘하늘소’를 둘러봤는데요. 이번 취재를 통해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도시는 어때야 하는지도 배웠고,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세상은 더 아름답고 건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또, 오늘 만난 멋진 파빌리온들은 건축에 흥미를 갖게 해주었죠. 소중 친구들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방문해 미래의 도시건축에 대해 생각해보고 100년 후 서울의 모습도 그려보세요.

김민솔(서울 명지초 5) 학생기자

이번 취재를 오기 전에는 도시건축이 어떤 것인지 몰랐습니다. 취재를 통해 도시건축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알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조병수 건축가님의 설명을 들으며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죠. 김사라 큐레이터님과 함께한 파빌리온 탐방도 재밌었습니다. 설명과 함께 각 파빌리온의 특징과 건축 개요를 들으니 그냥 보는 것보다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파빌리온마다 다른 특징이 있고 디테일한 요소들이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죠. 소중 친구 여러분도 한 번 꼭 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윤하(경기도 홈스쿨링 중1) 학생기자

평소 별 관심 없이 지나친 일상 속 건축을 이번 취재를 통해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조병수 건축가님은 지속가능한 건축, 즉 자연친화적 건축을 중요시하시는데, 그 생각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땅이 있기에 건축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 같아 안타까웠죠. 저는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가 ‘땅’에 관한 것이라 참 좋았어요. 땅과 어우러진 건축물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최규연(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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