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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왜 안한 외도 했다했나...남편에 살해당한 40대 슬픈 진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편 A씨(가운데)가 지난해 10월 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편 A씨(가운데)가 지난해 10월 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가정폭력을 신고한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원심판결이 유지됐다.

13일 대전고법 형사3부(김병식 부장판사)에 따르면 A씨(51)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5년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아내 B씨(당시 44세)가 운영하는 충남 서산의 미용실에 찾아가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한 달가량 전 이혼을 요구하는 B씨를 흉기로 위협했다. 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보복상해 등)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B씨가 합의해주지 않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가 B씨 주거지와 직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졌다. 사건 당일 오전에는 B씨가 직접 법원에 A씨에 대한 퇴거 신청서까지 제출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25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부부관계를 맺고 오랫동안 같이 산 아내를 도끼와 칼로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1심 때와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 측은 "외도 후 이혼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조차 마련되지 않아, 흉기로 위협해서라도 대화하려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불륜 정황은 확인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면서도 자녀들만 생각하며 헌신적인 생활을 해오던 피해자가 이혼만이 학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 (거짓으로) 불륜을 했다며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녀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외도 주장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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