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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스티븐 도버의 마켓 나우

내년 초까지 시장의 기회는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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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전망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2022년은 투자자들에게 고난의 한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 기업들의 분기 실적 하락, 미 역사상 2위와 3위 규모의 은행 파산, 미정부의 채무불이행 우려, 미국과 세계의 경기침체 전망 등 불안 요인이 넘쳐났다.

올해 반전이 일어났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반 반등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가시화하지 않은 데다, 임금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 덕분이다. 지정학적 긴장의 지속에도 작년 수준의 충격은 없었다. 미국 연준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기관이 발 빠르게 나서자 은행 위기라는 불도 금세 꺼졌다. 미정부는 초당적 타협으로 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 인공지능(AI) 앱 열풍도 주식시장의 원기 회복에 힘을 실었다. S&P500 중 AI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으며 전체 시장 평균을 끌어올렸다. 기업 실적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2024년 초까지 미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두 자릿수로 올라설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본래 낙관적이기 마련이지만, 다음 몇 가지는 주목할 포인트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첫째,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이미 바닥을 쳤다. 2022년 4분기 하락했던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유럽처럼 상승세로 돌아섰다. 둘째, 경기침체와 나란히 발생하는 기업 실적 악화는 사실 침체보다 앞서 진행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부정적인 실적 소식을 이미 많이 접했고, 주가는 이를 모두 반영했다. 셋째, 경기사이클이 이전과 크게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노동공급 붕괴는 아직도 계속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노동수요 초과 현상을 낳았다. 그런데도 이번 경기사이클에서 일자리 증가가 예상보다 강세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금 시장에는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공급 중단, 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리스크가 상존한다. 이런 위험이 기민한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기업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은 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종료 가능성이 커졌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하반기로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미 달러화 약세는 올해 남은 기간 주식·채권·통화 시장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만들 전망이다.

결론은 이렇다.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더라도, 늦게 오거나 이전 경기침체보다 약한 강도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가 오기 전에, 혹은 온다 해도, 기업들의 실적은 조만간 부진에서 벗어나 이익증가로 돌아설 수 있다. 이는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작은 징조다. 올해 남은 기간부터 2024년 도입부까지 한동안 시장에는 기회가 풍부할 것이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