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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특별 인터뷰 |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이 말하는 국가 정체성 위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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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목적 노린 가짜뉴스 살포… 좌시하지 않고 철저히 싸울 것”

■창설 62년 만에 보훈부 승격, “보훈가족 오랜 염원 이뤄져 큰 보람”
■尹대통령 ,베트남전·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 찾아 유족 위로해 감동
■천안함 관련 가짜뉴스, 원하는 정치적인 목표 있어서 확대·재생산해
■5·18 항쟁과 무관한 사람이 유공자? “단 한명의 가짜도 있어선 안 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월 16일 인터뷰에서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월 16일 인터뷰에서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Honoring Heroes)’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찾은 국가보훈부 서울지방보훈청 집무실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커다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박 장관이 6월 16일 집무실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건넨 명함에도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영웅’과 ‘기억’은 윤석열 정부 보훈 정책의 핵심 키워드다. 윤 대통령은 6월 6일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했다. 6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에서는 6·25 참전유공자들에게 ‘영웅의 제복’을 수여하는 행사를 열어 직접 그들의 제복 상의 단추를 채워주기도 했다.

박 장관은 6월 16일 월간중앙과 가진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보훈 가족을 예우하는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 예고 없이 보훈 가족이 있는 곳을 찾아간다거나, 유공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훔친다거나 하는 행동들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진짜 좋은 나라 만들어보겠다” 약속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해 6월26일 6.25전쟁 제72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9개국 유엔참전용사 및 가족 60여명을 모시고 청와대를 방문하여 함께 시설을 둘러보며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해 6월26일 6.25전쟁 제72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9개국 유엔참전용사 및 가족 60여명을 모시고 청와대를 방문하여 함께 시설을 둘러보며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부

보훈부로의 승격이 가진 역사적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보훈에 대한 강한 의지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보훈 가족들이 오랜 기간 염원하던 보훈부로 승격됐습니다. 1961년 군사원호청을 시작으로 창설 62년 만입니다.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만날 때마다 보훈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것이 결실을 본 것 같아 더욱 기쁩니다. 6월 5일 거행된 보훈부 출범식은 돕고 보살피는 ‘원호(援護)’의 개념에서 국가를 위한 희생을 받들고 예우하는 ‘보훈(報勳)’으로 발전한 우리 보훈 60년사의 변곡점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훈부 승격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국가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쳐 헌신하신 분들을 국가가 제대로, 끝까지 책임지고 예우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 있습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나라에도 국격이 있습니다.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보훈부 승격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서의 내적 가치를 갖추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대선 당시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고, 당선 이후에는 특별보좌역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국무위원으로서 윤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떤 분인지요?

“저는 사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철학이 확실한 분인지는 몰랐습니다. 특히 보훈에 대해서는 진심이 저에게 전달될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니는 ‘정체성’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정말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에게 ‘보훈과 국방은 동전의 양면이다’, ‘독립운동은 곧 건국운동이다’와 같은 말씀을 하실 때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2021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했을 때도 본인이 직접 선언문을 다 써서 여러 번 수정했다고 합니다.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지 않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죠.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한 것도 공직사회의 반발이 결코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결단력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저는 윤 대통령이 이러한 부분에서 후세에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하기 전에도 보훈과 관련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나요?

“그렇습니다.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2021년 6월 초, 어느 날 제게 전화를 주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 현충원에 있는데, 아버지께서도 여기 계시지 않느냐. … 진짜 좋은 나라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하듯 제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윤 대통령이 6월 6일 현충일에 국립서울현충원 내 베트남전 및 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국방부 장관과 제가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윤 대통령을 차 앞에서 환송하려 하고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갑자기 ‘너무 좀 서운한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으니 ‘베트남전 및 대간첩작전으로 희생된 분들의 묘역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의 묘역이 어딘지도 물어보셨습니다.”(박 장관은 ‘보훈 가족’이기도 하다. 부친인 고 박순유 중령은 맹호부대 첩보부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전사했고, 현충원에 안장됐다.)

감회가 남달랐을 텐데요?

“사실 예정에 없던 일정을 소화하시는 거라 묘역으로 가는 동안에는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제 부친 묘소뿐 아니라 현장에 구름같이 모여든 사람 한분 한분과 따로따로 인사를 나누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하신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취지로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유족분들이 모두 고마워하며 감격했습니다. 알고 보니 현직 대통령이 주로 가족들이 방문하는 일반 묘역에 온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 부분에서도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부친에 대한 기억이 보훈부 장관으로서 소임을 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 같습니다.

“제 선친께서는 제가 7살 때 전사하셨습니다. 당시를 돌이켜 생각하면 뭔가 부끄러운 느낌, 죄책감 같은 걸 자주 느꼈습니다. 일례로, 초등학교 때 가정환경조사를 하면 ‘원호대상자’도 손을 들게 했습니다. 전 그때마다 위축되고 잘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미안해할 일인데, 왜 내가 부끄러운 걸까’라는 오랜 물음을 갖고 자라왔습니다.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이 느껴야 할 감정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긍심’이니까요. 보훈처장이 되고 나서 민·관이 힘을 합쳐 전몰·순직 군경의 남겨진 미성년 자녀들을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것도 어린아이들이 저처럼 부끄러움을 느끼며 마음에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관으로서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데 작은 주춧돌 하나라도 놓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 인품 훌륭… 빠른 정상화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부친 박순유 육군 중령의 묘소에서 박 장관 모친 등 가족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부친 박순유 육군 중령의 묘소에서 박 장관 모친 등 가족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광복회가 그간 방만한 운영으로 지적 받아왔습니다.

“광복회는 6월 1일 이종찬 회장이 새로 취임한 후 자체적으로 조직을 정비해 단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훈부에서도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그동안 보훈단체들이 방만한 운영으로 자주 지적받았던 주된 원인은 회장 중심의 독단적 단체운영 시스템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임 회장 시기 광복회는 무엇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까?

“제가 처음 보훈처장에 임명됐을 때 광복회 상황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광복회 감사를 지시해서 문제점에 대해서는 고강도 조치를 내렸습니다. 광복회는 다른 단체와 달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단체입니다. 그런 단체가 편향된 정치색으로 덧칠이 돼 특정 정당의 하수인처럼 전락하는 듯한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이 광복회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회장님은 잘 알려진 것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해온 가문의 후손이십니다. 평소의 인품을 고려하면 충분히 혼란에 빠진 광복회를 잘 수습해 정상화의 길로 하루속히 끌어내실 것이라 믿습니다.”

앞서 야권에서 ‘천안함 자폭설’이 불거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혁신위원장에 인선됐다가 9시간 만에 낙마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앞서 자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장한 천안함 자폭설이 도화선이 됐다. 이를 두고 이 이사장과 최원일 전 천안함장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최 전 함장을 향해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건지”라고 지적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가짜뉴스 근절돼야… 부처 내에 법률자문단 둘 것”

박민식 당시 국가보훈처장이 호국보훈의 달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31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표지석을 닦고 있다. 이날 박 처장과 보훈처 직원들은 장병묘역에서 묘비를 닦고 태극기를 새로 교체하는 등 고인들을 추모했다. / 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박민식 당시 국가보훈처장이 호국보훈의 달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31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표지석을 닦고 있다. 이날 박 처장과 보훈처 직원들은 장병묘역에서 묘비를 닦고 태극기를 새로 교체하는 등 고인들을 추모했다. / 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천안함 자폭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천안함 피격사건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한 팩트입니다. 천안함 자폭설은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헌신한 생존 장병들과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에 대한 가짜뉴스가 왜 확대·재생산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언제부터인지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가 국가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팩트를 놓고도 컨센서스(Consensus, 집단을 구성하는 사람들 간의 일치된 의견)를 이루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사람들조차 터무니없는 자폭설을 거론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금 얼마나 정체성 혼란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저는 특정한 세력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런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봅니다.”

보훈부 장관으로서 가짜뉴스를 어떻게 근절하실 생각입니까?

“그동안에는 가짜뉴스가 나와도 무시하거나, 정도가 조금 심하다 싶으면 간단히 비판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허위·날조 수준의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제가 팔을 걷어붙이고 싸울 생각입니다. 더는 소극적인 태도에 머물거나 참지만은 않겠습니다. 천안함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나오면 포털이 각종 악플로 도배됩니다. 그런 댓글을 우리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이 얼마나 상처받겠습니까. 보훈부의 역할은 나라를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을 제대로 책임지는 것입니다. 우리 보훈부는 보훈 가족이 억울하게 공격받을 때 앞에 나서서 싸울 겁니다. 보훈부는 현재 법률자문단을 만들기 위해 석 달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마지막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고 백선엽 장군 동상 건립할 것”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이 지난 2월 영국 런던 왕립첼시병원을 방문하여 시설을 둘러보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나 위문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부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이 지난 2월 영국 런던 왕립첼시병원을 방문하여 시설을 둘러보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나 위문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가운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훈부의 임무는 민주화의 상징인 5·18정신을 제대로 받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5·18민주유공자를 제대로 예우하는 것에는 단 한명의 가짜도 허용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짜 유공자는 민주화 정신의 정수를 훼손하는 범죄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여부를 심사하는 광주광역시와 소관 부처인 행안부의 협조를 통해, 5·18민주유공자에 대한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존 국방부 관할에서 보훈부로 넘어온 국립서울현충원을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처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타임라인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6월 5일 국가보훈위원회에서 서울현충원 이관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된 후, 보훈부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건축·조경 등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재창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6월 말까지 자문위원회 회의 및 대국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서울현충원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재창조 기본구상안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서울현충원 이관을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이후 기본구상안을 바탕으로 세부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에 호국벨트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의 상징인 낙동강 방어선(워커라인) 주요 거점(기념관 포함)에 상징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호국벨트’의 의미를 강화하는 겁니다. 올해 6·25전쟁의 격전지 다부동 전투의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 동상 건립을 시작으로, 낙동강 방어선 일대 호국 성역화를 위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낙동강 방어선이 가지고 있는 안보·역사적 가치를 제고해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 미래의 애국 역사와 보훈의 가치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습니다.”

“일상 속 보훈, 정착되도록 힘쓰겠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월 16일 인터뷰에서 “보훈이 국가의 정신적 근간이자 문화로 정착되는 데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월 16일 인터뷰에서 “보훈이 국가의 정신적 근간이자 문화로 정착되는 데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하는 바가 있으신지요?

“지난 1년 여간 보훈처장직을 수행하며, 보훈이 국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보훈’ 하면 아직도 우리 국민이 뭔가 어렵고 딱딱하고 엄숙하게 생각해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서울현충원과 같은 국립묘지도 추모하는 엄숙한 공간으로 여겨 국민이 일상적으로 찾지 않습니다. 보훈부 출범을 계기로, 현충일과 같은 특정 기념일에만 찾는 ‘일회성 보훈’이 아닌 ‘일상 속 보훈’, ‘문화로서의 보훈’으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보훈은 ‘과거’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갈 백년대계이자 국가의 사활적 가치입니다. 첫발을 내디딘 국가보훈부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보훈이 국가의 정신적 근간이자 문화로 정착되는 데 기틀을 다진 보훈부 장관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박민식
■ 1965년 부산 출생
■ 부산대 사범대 부속고,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 제22회 외무고시 합격, 제35회 사법시험 합격
■ 수원지검 여주지청, 서울지검 특수1부 검사
■ 제18, 19대 국회의원
■ 국가보훈처장(2022년)
■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2023년)

- 진행 나권일 월간중앙 편집장 na.kwonil@joongang.co.kr / 정리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최기웅 기자 choi.gi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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