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실사단장 “부산은 엑설런트”…박형준 “실사단, 200% 만족”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34호 09면

BIE 실사 마친 ‘2030부산엑스포’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7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어부산은 실사단을 위해 특별기를 마련했다. 송봉근 기자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7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어부산은 실사단을 위해 특별기를 마련했다. 송봉근 기자

오는 11월 말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2030부산세계박람회(World EXPO 2030 BUSAN, KOREA)’의 유치 열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박람회기구(BIE)’의 파트릭 슈페히트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사단 8명이 지난 2일 한국에 도착해 4~6일 부산에서 개최 예정지를 살펴봤다. 실사단은 7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박형준 시장과 윤상직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의 환송을 받으며 에어부산이 마련한 특별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실사단은 ‘부산이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했다”며 “이것 이상의 호평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환대에 모두 200% 이상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자평했다.

개최지는 올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전 세계 170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릴 2023년 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전쟁의 참화를 딛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오데사와 산유국에서 하이테크 국가로 대전환을 노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그리고 역사가 숨 쉬는 이탈리아의 고도 로마가 경쟁 상대다.

한국은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각각 개최했지만, 이는 한정 주제를 다루며 3개월간 여는 인정박람회였다. 인간과 관련한 모든 주제를 다루며 6개월 동안 개최하는 등록박람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2030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게 되면 여름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등록박람회를 모두 여는 세계 일곱째 나라가 된다. 한국은 한·중·일 중에서 등록올림픽을 치르지 못한 유일한 나라다. 일본은 오사카(大阪)에서 1970년에 이어 2025년 등록박람회를 열며, 중국은 2010년 상하이(上海)엑스포를 개최했다. 이번 부산엑스포 개최 신청은 일본·중국과의 눈에 띄지 않는 경쟁 성격도 있다.

BIE 실사단은 입국 다음 날인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으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의 환대를 받은 뒤 4일 KTX 편으로 부산역에 도착했다. 실사단은 시민 5500명이 모인 열띤 환영 행사장에서 “팝스타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한국 고유의 풍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행사였다.

실사단은 이날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낙동강하구 에코센터에서 다시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생태탐방로를 돌아봤다. 세계적 철새도래지이자 습지에 설치된 을숙도생태공원에서 치료가 끝난 황초롱이를 방사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생태엑스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일정이다. 전 세계에서 부산처럼 주변에 강과 바다가 만나는 삼각주와 습지 그리고 거대한 철새도래지를 품고 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생태 대도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날 방문은 ‘자연과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부산엑스포의 부제에 딱 들어맞는 행사였다.

실사단은 5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하고, 산업통상자원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의 프레젠테이션을 청취했다. 이날 행사는 ‘인간을 위한 기술’이라는 부산엑스포의 부제와 어울리는 것으로, 해양도시 부산과 첨단기술을 앞세운 한국의 유치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날 오후에는 동구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엑스포 기간 중 행사장과 부산 주요 교통거점을 이어줄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했다. 실사단은 대형 드론 형태의 4인승 UAM 기체에 올라타 VR(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비행체험을 했다. UAM은 첨단기술과 시민 편익이 만나는 미래서비스다. 부산이 2030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 하나의 ‘시그니처 기술’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저녁에는 실사단을 위한 K-컬처 나이트 공연이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돼 소프라노 조수미 공연 등이 열렸다. 문화국가 한국의 힘과 정성을 잘 보여 준 행사로 평가된다.

실사단은 6일 오전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6·25전쟁 전몰자 묘지와 추모시설을 돌아봤다. 유엔기념공원은 6·25전쟁 중인 1951년 조성된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로, 국제협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란을 딛고 발전을 이룬 한국과, 피란민의 도시에서 글로벌 해양도시로 거듭난 부산을 잘 보여 준 행사다. ‘나눔과 배려’를 부제의 하나로 삼은 2030엑스포를 국제협력의 장으로 일구겠다는 유치위원회와 부산시의 의지를 보여 주는 방문지라는 평가다. 아울러 기술·경제 격차라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경험을 전 세계 회원국과 공유하는 것이 부산엑스포 유치의 또 다른 목적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오후엔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부산에서 실사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부산은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만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며 “시민 환대와 관련해 부산은 엑설런트(탁월)하다.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슈페히트 단장은 회견에서 시민의 환대와 뜨거운 유치 열기를 수차례 언급했으며, K-컬처 나이트 공연에 대해선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전날 체험한 UAM에 대해선 “흥미로운 개념”이라며 “과연 어떻게 될지 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치전 경쟁 상대인 리야드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신청 도시를 비교하지 않는다. 유치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는 말로 비켜나갔다.

이날 저녁 실사단은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유치 기원 불꽃쇼를 관람한 뒤 공동 유치위원장인 한덕수 총리 주최로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환송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상춘재 초청만찬에 이어 이날 환송만찬에도 참석해 엑스포 유치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유치위원회와 중앙정부 그리고 지방정부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원팀’을 이룬 모습이었다.

채인택 전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tzschaeit@gmail.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