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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지휘자 양진모…K클래식 세계 진출 지휘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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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아트플랫폼 모브(MOV)의 양진모 단장은 “국내 오페라의 제작진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며 “대중문화처럼 K클래식도 해외에서 각광받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트플랫폼 모브(MOV)의 양진모 단장은 “국내 오페라의 제작진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며 “대중문화처럼 K클래식도 해외에서 각광받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창작 오페라를 여러 번 본 관객이라면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던 그의 뒷모습이 익숙할 것이다. 70여 편의 오페라를 1000회 이상 지휘한 양진모 말이다. 그는 요즘 모브아트컴퍼니(이하 모브)의 단장 겸 상임 지휘자로 일하며 ‘K클래식의 세계화’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브(MOV)는 ‘Move Of Vibe’의 이니셜을 딴 아트 플랫폼이다. 모브에서는 배타적으로 활동을 독점하는 일반 기획사와는 달리 멤버 각자의 외부 활동이 자유롭다.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하거나 아티스트가 공연을 기획하기도 한다.

최근 서울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난 그는 “국내 클래식 대중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면서 “모브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는데 소속 아티스트들의 가능성을 파악해 여러 실험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양 단장은 한양대 작곡과에서 국립심포니를 창설한 홍연택에게 지휘를 배웠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조르조 모란디의 부지휘자로 일하며 유럽 극장의 시스템을 경험했다. 귀국해서 지휘 활동을 하면서 ‘국내 여건도 좋아졌지만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독일은 정부의 후원 아래 문화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죠. 이탈리아는 경제가 좋지 않음에도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여건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게 부럽더군요.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에 비해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나 지원이 많지 않은 편이죠.”

식음료·바이오 업체 CEO 김기경 의장과 오페라를 지휘하던 양진모가 만나 모브가 탄생했다. 음악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자체 콘텐트로 수입에서 수출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뜻으로 의기투합했다.

“국내 오페라 제작진 수준도 많이 향상됐습니다. 클래식 음악산업을 수입에서 수출로 바꿀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 의장님도 동의하셨어요. 한류가 대중문화를 통해 동남아시아나 유럽에 퍼졌듯이 클래식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모브에는 김기경 의장과 양 단장 아래 연출가 이회수, 작곡가 장석진, 음악코치 김소강과 2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4대 보험 혜택과 기본급 외에 연주수당을 받는다.

양 단장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와 오페라 갈라 콘서트 등 네 차례 공연을 하면서 K클래식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모브의 해외 지사인 모브아시아의 회장이며 ‘One Summer Night’로 유명한 홍콩 가수 진추하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창작 오페라 지휘로 잔뼈가 굵은 양 단장은 누구보다 작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외국 작곡가의 곡으로는 한계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스스로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확실한 레퍼토리 제작을 위해 존 힐러나 장석진 등 소속 작곡가들을 독려해 창작의 엔진을 늘릴 계획도 밝혔다.

올가을에는 다시 한번 해외에서 모브의 이름을 볼 수 있게 된다. 9월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모브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한다.

“로마에서 콩쿠르를 열면 항공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도 유럽극장 극장장들, 매니지먼트 소속 사람들을 많이 참여시키려 하죠. 콩쿠르를 통해 그곳에서 데뷔하는 성악가들이 스타로 탄생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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