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한인 여성, 미 LA 부시장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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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부시장에 30대 한인 동포 여성이 임명됐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은 20일(현지시간) 한인 2세인 샐리 최(37.한국명 최주연.사진)씨를 경제.경영관리 담당 부시장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LA시 공무원 은퇴시스템(LACERS)부 매니저인 최씨는 27일부터 시 예산과 경영관리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2년 전부터 은퇴시스템 부 매니저로 일해온 그녀는 시 경영관리 프로그램 디렉터라는 직책으로 시의회 산하 기관 예산 및 경제위원회 담당자로도 활동한다. 최씨는 단 유씨와 모리스 서씨에 이어 한인으로는 세번째로 LA 부시장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

인사 내용이 발표된 뒤 하루 종일 축하 전화 등으로 사무실 정리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최 부시장의 주 업무는 67억 달러(한화 약 6조3000억원)에 이르는 LA시 예산이 각 기관에 적절하게 배당돼 사용되는 지 여부를 감독하는 일이다.

최 부시장은 "임명 사실이 발표된 뒤 중국언론에서까지 연락이 오는 등 아시안 커뮤니티의 관심이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며 "한인 뿐 아니라 아시안 커뮤니티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부시장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직접 맡아보지 않았던 분야지만 은퇴시스템도 결국 예산을 관리하는 업무인 만큼 새 임무가 생소하지는 않다"면서 "앞으로 하나 하나 배우면서 즐겁게 일할 것"이라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최 임명자는 경제와 예산 관련 이슈를 노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라며 "그가 시민들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992년 LA시 공무원으로 채용된 최 부시장은 5년 만에 시 공무원 건강과 복지 프로그램 운영업무를 맡아오다 시 행정국 시니어 행정 분석가로 발탁돼 최고위직 공무원 고용계약 업무를 전담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남가주대(행정학 전공)를 거쳐 UCLA에서 석사(MBA)를 받은 최 부시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미국으로 재이민 온 해외동포 2세다.

LA지사=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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