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추방 캠페인 때문에 미제차 세이블 판매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주한미상의 보고서가 통상마찰 유발
최근의 한미간 통상마찰은 주한미상의가 미국 각계에 배포한 보고서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보호주의의 실체들」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24쪽에 걸쳐 과소비 추방·수입자유화·유통체제·금융업·특별소비세·담배문제 등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5개의 그림을 곁들여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며,월스트리트저널지·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 등에 실린 기사들을 증빙자료로 첨부했다.
미국포드사 제품인 머큐리세이블과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판매실적비교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90년 4월 과소비추방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머큐리세이블의 판매량이 줄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밑부분에는 『세이블은 한국에서 아직까지 가장 성공적인 수입품이다. 그랜저의 값은(세이블보다)더 비싸다』고 설명해 놓고 있다.
두 자동차의 판매량을 비교하는 이 그림 옆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았다.
『지난해 10월 세이블이 한국에 소개된 이후 판매는 고무적이었다. 올해초까지 증가세가 지속됐는데,수입차 보유자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가 나가기 시작하자 수업업자들은 세무감사 위협에 시달렸다.
5월중순 세이블의 한국수입판매책인 기아자동차는 세이블에 대한 광고와 수입주문마저 중단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는 1만2천6백16대가 팔렸으며,이는 세이블판매량(5백32대)의 24배다. 고급차 시장을 석권한 그랜저는 90년에도 계속 잘 팔리고 있으며,전체 자동차 판매시장의 4%를 차지하고 있다.
그랜저가 세이블보다 값이 비싼데도 한국언론들은 그랜저를 사는 사람들에 대해선 비난하지 않는다….』<양재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