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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페만서 전면공중전“우선”/뉴욕타임스 대이라크군 네가지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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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후세인 기꺾어… 철군 강압에 효과적/지상전 병행은 쌍방 엄청난 피해 우려/마지막은 이라크의 선제공격에 대응 조처
미국이 페르시아만사태를 무력으로 해결키로 결정할 경우 군사작전은 네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전개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시나리오는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던 미군등 다국적군의 4일간에 걸친 4단계 쿠웨이트 수복작전 「밤의 낙타」 시나리오와 달리 선택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 신문은 전·현직 미 국방부 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검토,가능한 네가지 전략은 ▲제한적 공중공격 ▲전면적 공중공격 ▲공중 및 지상공격 ▲이라크의 선제공격에 대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네가지 시나리오는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 응징목표와 이라크의 선제공격 여부에 달려 있으나 제각기 장·단점이 있어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한적 공중공격인 첫째 시나리오는 미군과 연합군 공군이 이라크의 공중방어 능력,즉 소불제의 대공미사일과 6백대의 이라크 전투기를 궤멸시킨 후 이라크의 쿠웨이트내 활주로·이착륙 통제시설·연료 및 탄약창고·지휘본부 등을 파괴하는 것이다.
여기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인근 터키기지에서 연합군의 전투기와 F­111전폭기,F­117A 스텔스전투기 등이 동원된다.
이들 전투기들은 또 화학무기·원자탄·생물무기를 생산하는 이라크 공장들을 파괴하게 된다.
이러한 공중공격은 이라크의 인명피해를 크게 내지 않음으로써 아랍국가들을 비롯한 연합세력의 단결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라크의 육군이 건재함으로써 앞으로 또다른 이라크군의 공격 위험을 남기고 있고 이라크내 서방인질의 생명이 위험하며 이로 인한 여론악화의 우려가 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이라크에 대한 전면적 공중공격이다.
여기엔 제한적 공중공격 대상 이외에 수력발전댐,정유소,발전소,부품저장시설,라디오·텔리비전 방속국 폭격 등이 포함된다.
또 이라크 남부와 쿠웨이트 전선에서 A­10탱크공격용 제트기와 B­52폭격기 등이 이라크의 43만 지상보병을 공격해 보급로를 차단한다.
전면 공중공격은 많은 미국인 인명피해를 낼 지상전투병력 투입을 피하면서 이라크의 군 사기를 저하시키고 후세인의 쿠웨이트 철수를 끌어낼 가장 좋은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할 경우 이라크의 수만명에 달할 민간·군 희생자가 연합군의 단결을 약화시키며 외국인 인질과 포로조종사들이 이라크의 선전물로 활용되거나 희생될 우려가 있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공중 및 지상공격을 병행하는 것으로 월남전이나 2차대전 당시 독일·일본 등이 공중공격만으론 항복하지 않았다는 교훈에서 검토되고 있다.
이 전략은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기다릴 수 있으나 전면전으로 양측에 엄청난 인명피해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사우디·이집트·시리아 등의 참전이 불가피,아랍 대 아랍전투가 됨에 따라 잠재적 정치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명피해는 이라크가 예상외로 잘 싸울 경우 양측에서 수만명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연합군의 공격의지를 확인한 이라크가 미군과 사우디·이스라엘 등에 선제 화학무기 공격을 하고 미국의 군사장비들이 제대로 작동치 않는 경우 등이다.
여기에 이라크의 세계 곳곳에서의 테러공격도 가세,연합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미 국내여론이 크게 악화되는 경우다.
이 상황은 속전속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인명피해는 수만명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결국 이같은 상황도 연합군의 대 이라크 진격으로 이어져 이라크는 완전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개전시기와 관련,태국의 방콕포스트지는 9일 서방측의 한 분석자료를 인용,내년 1월17일부터 20일 사이가 미군 추가병력 배치 완료 직후라는 점에서 다국적군이 공격을 개시할 가장 유리한 시기라고 전했다.
1월은 특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6개월을 맞는 시기로 유엔의 경제봉쇄 조치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1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한달간이 이라크측으로서는 가급적 전쟁을 피하려고 하는 회교력의 일곱번째 달인 라자브에 해당되기 때문에 미군에는 유리한 공격개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월까지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의 공격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3월에는 오히려 이라크측이 전쟁을 먼저 시도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한 이 신문은 3월15일부터 4월14일까지 한달간은 회교력의 아홉번째 달로서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하는 라마단에 해당되지만 이 기간중 전쟁이 잦았던 중동에서의 전례에 비춰 볼 때 이라크측의 공격이 예상될 수도 있는 시기라고 점쳤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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