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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글로벌 진출에서 중요한 건 ‘시장 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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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장지웅 트이다 대표

장지웅 트이다 대표

필자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이다. 지난해 12월 구글에서 진행하는 한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행사에서 구글은 2019~2020년 모바일 앱 서비스 기업의 성장 데이터를 공유해줬다. 내수에만 집중하는 기업의 경우 8%, 수출에만 집중하는 기업의 경우 12.8%, 그리고 내수·수출 모두를 한 기업의 경우 25.9%였다. 즉, 내수만 하는 기업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더욱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한국시장에서 성장하고 난 후 글로벌 진출을 고려한다.

외국인이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제공하다 보니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특히 북미와 유럽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 1월 말 기준 200만 명 이상의 유저가 우리 앱을 통해 한국어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구글 창구프로그램 대표 기업으로 선발돼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했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시장은 ‘시장 현황’과 ‘글로벌 고객 특성’을 모두 의미한다. 국내에서 사업을 할 경우, 한국에 사는 우리 자신이 바로 고객이기 때문에 시장과 고객 모두를 잘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진출 시 우리는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 보통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한 사업의 경우 ‘서비스를 이대로 번역해서 해외 진출을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글로벌 진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다.

우리 회사의 경우 구성원 절반 정도가 북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고, 매주 유저들과 화상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영어권 유저의 애로사항이나 니즈, 피드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초기 북미 시장 진출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기반이 되었다. 반면에 동일한 서비스를 일본어로 번역해 진출한 일본에서의 성적표는 처참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현지 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유저들과 소통을 할 수 없었던 점이었다.

지금 이뤄낸 초기의 성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각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창구 프로그램과 같은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현지를 방문하고, 고객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한다면 다시 한번 시장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를 돌아보기를 바란다.

장지웅 트이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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