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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조용히 완성된 철갑 공격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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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본선 32강전〉 ○ 박정환 9단 ● 커제 9단

장면 9

장면 9

장면⑨=커제는 의지할 곳 없는 흑을 이끌고 허허벌판으로 나간다. 괴로운 바둑이다. 박정환은 백2, 4로 벽을 쌓아 퇴로를 막는다. 흑5의 날일자는 허술한데 무얼 원하는 것일까. 바둑이 크게 불리해서 정법이 따로 있을 리 없다. 허허실실이고 도발이다. 커제의 마음이 급할수록 박정환은 침착해진다. 백 대마의 안전부터 확보하며(백6) 서두르지 않는다. 커제가 7로 몰았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부터 본다. 박정환은 넉 점을 잇지 않고 다른 곳을 두고 있다. 넉 점은 요석이다. 자체로도 10집은 된다. 그러나 백에 중앙 흑 대마를 공격할 의향이 없다고 가정하면 이 넉 점은 그냥 10집짜리다. 박정환은 1, 3을 선수한 뒤(큰 의미는 없다) 5로 끊어 계속 두터움을 쌓고 있다. 흑8은 최강의 버팀수. 맛은 나쁘지만 백9는 흑10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본다.

참고도

참고도

◆참고도=백1로 끊고 3으로 잡아도 흑4, 6으로 죄어가는 수단이 좋다. 흑은 4수, 백은 3수. 뭔가 될 것 같은데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 하나. 백의 외곽은 가히 철갑이 됐다. 강력한 공격군이 소리 없이 준비를 마쳤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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