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Z세대도 더 쉽고 더 편하게’…뉴스가 진화한다 [미스타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스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미스터리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발상으로 새로운 콘텐트와 기술을 선보이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미디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어떤 미스터리한 기업들이 등장했을까. 이 사업에 선정된 16개사를 다룬 '미디어 스타트업 리뷰(미스타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두 줄 넘으면 안 된다…짧은 뉴스의 성공

두 줄. MZ세대를 위한 미디어를 표방하는 바이트컴퍼니가 엄격히 지키는 문단 길이다. 바이트컴퍼니는 경제와 비즈니스를 다루는 무료 뉴스레터 ‘데일리 바이트’를 서비스한다. 바이트는 한 조각이라는 의미로 뉴스를 한 입 거리로 소화하기 쉽게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콘텐트 업계 전반에 짧고 재밌는 ‘숏폼’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뉴스 콘텐트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나타난 것이다.

바이트컴퍼니는 뉴스레터에서 통상 네 가지 큰 주제를 다룬다. 각 주제는 3~4문단으로 구성된다. 각 문단의 시작은 이모지(Emoji·그림문자)다. 예를 들어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계란 가격이 상승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장의 시작은 달걀 이모지다. 시각적으로 쉽게 이해된다.

바이트컴퍼니의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가 다룬 조류인플루엔자(AI) 소식. 각 문단마다 이모지를 활용했다. [바이트컴퍼니]

바이트컴퍼니의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가 다룬 조류인플루엔자(AI) 소식. 각 문단마다 이모지를 활용했다. [바이트컴퍼니]

김태헌 바이트컴퍼니 대표는 “기성 언론의 기사는 문단의 길이가 길고 문어체라 딱딱하다. 이런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젊은 문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 덕에 많은 독자가 저희 글을 더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차인 올해 구독자는 5만5000명을 넘어섰다. 넓어진 구독자층을 바탕으로 유료 콘텐트도 다양화하고 있다. 거시경제와 기업,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바이트플러스’를 출시했고, 국내 주요 금융기업들과 콘텐트 제휴에도 성공했다.

긴 뉴스도 짧은 것처럼

뉴스 콘텐트 자체가 아닌 ‘읽는 방식’을 바꾸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슬리버는 새로운 뉴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기존 뉴스를 제공하되, 독자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김민기 슬리버 대표는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에 대해 “기존 뉴스를 면밀히 살펴보니 여전히 연간 수백억 트래픽이 발생하는 콘텐트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존 뉴스 콘텐트를 숏폼처럼 만들어줄 수 있다면 더욱 폭발적인 트래픽이 발생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민기 슬로버 대표

김민기 슬로버 대표

슬리버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포털에서 보는 뉴스가 그대로 나온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는 순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운데 문단만 검은색 글씨로 나오고, 나머지 문단은 색이 연해진다. 시선이 꽂히는 문단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문단마다 댓글을 남길 수 있고, 다른 사용자의 반응도 볼 수 있다.

가독성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슬리버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지 1년만인 지난 9월에 다운로드 수 50만을 넘어섰다. 슬리버는 향후 기존 뉴스에 더해 뉴미디어 콘텐트까지 유통한다는 계획 아래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AI부터 전문가까지도 MZ독자 노린다

뉴스 콘텐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집단도 더욱 확장되고 있다. 나누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트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가 관심 있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관련 정보를 수집해 텍스트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해 글을 더 손쉽게 작성할 수 있다.

최승우 나누스 대표는 “같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훨씬 좋은 콘텐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콘텐트 질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국내 미디어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필자로 활용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커피팟은 해외 비즈니스 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뉴스레터 서비스다. MZ세대들 사이에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서학개미’가 늘어나자 경제 분야 전문가 풀을 직접 구성했다. 글로벌 경제와 빅테크 동향을 알기 쉽게 설명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뉴스레터 출시 2년 차를 맞은 올해 구독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오세훈 커피팟 대표는 “파편화된 정보가 아닌 맥락이 있는 해외 비즈니스 이야기로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구독자들에게 좋은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