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 충무공 후손 33명 10㎞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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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안 33명이 중앙마라톤 10㎞ 부문에 참가해 전원 완주했다. '충남 온양 출신으로 이순신 장군의 13대 후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덕수李씨 집안의 이종억(68)씨 남매와 그 자손들이다. 李씨 남매 8명 중 6명과 배우자 5명 등 11명이 뛰었고, 자식대에서 19명, 손자대에서는 김민욱(9)군 등 3명이 뛰었다.

최연장자인 이종억씨가 1시간10분에 골인했고, 여동생 이정자씨의 차남 김형철(32)씨가 49분53초로 일가족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이종억씨의 부인 장귀애(64)씨가 1시간30분으로 마지막으로 골인했다.

일가족 마라톤은 지난 봄 집들이를 한 넷째 종덕씨가 "마라톤을 하면서 몸이 부쩍 좋아졌다. 그동안 술 먹고 노는 데 그쳤던 가족 계모임을 마라톤 대회에서 함께 달리는 건강한 행사로 바꾸자"고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李씨 일가는 '건강과 화목'이라는 가훈을 만들고, 함께 모여 운동하면서 중앙마라톤을 준비했다. 李씨는 "비록 서울.순천.울산.부산.제주 등지에 흩어져 살지만 인터넷에 '모여라 덕이집(덕수李씨네집)'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매일 접속하는 데다 마라톤이라는 공동 관심사가 생기면서 사촌 간.세대 간에 더욱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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