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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가스 중독 여자가 더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연탄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환자는 남자에 비해 여자가 많고 가장 심한 증상은 의식장애이며 뇌와 심근이 특히 손상을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나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시설을 재점검하는 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세대의대부속 영동세브란스병원의 최일생 교수(신경과) 팀은 지난 83년 1월∼88년 12월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 1천3백40명을 대상으로 조사, 최근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환자 중 남자가 4백83명(36%)이었는데 비해 여자는 8백57명(64%)으로 남자보다 1.8배 많았다.
또 일산화탄소중독에 따른 증세별 중증 도를 알아보기 위해 환자 중 과거에 당뇨병·고혈압·빈혈 등의 증상이 있었던 사람을 제외한 5백52명을 가려냈다.
그리고 이들 각 개인에게서 나타난 여러 가지 증세별 순위를 조사한 결과 의식장애가 65.2%인 3백60명에게서 나타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은 ▲두통 52%(2백72명) ▲오심 37%(1백95명) ▲현기증 23%(1백19명) ▲오한 5.6%(29명) ▲복통·소화불량 각 3%(15명)등의 순 이었다.
의식장애가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증세로 나타난 데 대해 최 교수는 『일산화탄소가 세포조직의 저산소증을 일으켜 가장 많은 산소공급을 요하는 뇌와 심근이 특히 많은 손상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탄이 연소할 때 주로 많이 배출되는 일산화탄소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와 혈액 속에서 산소와 헤모글로빈의 결합을 방해, 인체 각 부위의 산소공급을 중단시킴으로써 중독증세를 일으킨다.
급성중독은 머리앞쪽에서 시작해 옆·뒤로 이행하는데 심한 두통과 함께 무력감·구토·흉부 압박감·정신혼미 등으로 발전하고 중독이 심해질수록 의식소실 및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국내에서는 전국 1천1백만여 가구 중 70%이상이 연탄을 겨울철 난방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시내에서는 2백65만8천여 가구 중 78%인 2백7만5천여 가구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최 교수는 『국내 연탄가스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환자가 연간 1백4만여 명이 발생해 2천9백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이며 의식상실이상의 중증환자도 연간 14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또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는 적혈구와 혈색소 감소 등은 물론 중추신경마비로 체온조절이 되지 않아 저 체온 현상이 일어나는 등 후유증이 많다』고 지적하고『중독사고발생시는 즉시 전문의에 의한 고압산소 치료 등 응급처치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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