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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적자' 네이버 웹툰…그 의도 보이는 해외 3대 지표 [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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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사진 네이버

네이버 웹툰. 사진 네이버

여러분은 네이버 하면 어떤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녹색 검색창이 떠올라요. 아마 여기서 제 연식(?)이 탄로 날 것 같은데요. (날개 달린 녹색 모자 생각나는 사람 손!) 요즘 1020세대는 검색은 유튜브, 쇼핑은 SNS로 한다는군요.

검색은 광고뿐 아니라 쇼핑·결제로 이어지는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데, 네이버 앞으로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치 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분야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요, 신성장 분야인 ‘커·핀·콘(커머스·핀테크·콘텐트)’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올해 네이버의 2분기 실적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실텐데요, 매출이 이렇게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왜 이렇게 저조한 건지 의아하실 겁니다. 네이버는 커·핀·콘 부문의 성장과 인수기업 편입 효과로 올 2분기 영업수익(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3%, 전분기 대비 10.9% 상승했어요. 그런데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2% 상승에 그친 제자리걸음. 더 많이 팔았는데 왜 이것밖에 못 벌었냐고요? 이에 대해 네이버는 콘텐트 분야의 "의도된 적자" 때문이라는 입장이죠.

최수연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웹툰과 스노우와 관련해 발생한 여러가지 콘텐트 투자라든지, 마케팅비, 공격적인 인력 채용 등과 관련해선 전략적으로 의도된 비용집행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왜 '의도된 적자'를 내는 걸까요?

먼저 네이버의 사업구조부터 알아봅시다. 서치 플랫폼이 전체 매출액(2분기 기준) 중 차지하는 비중은 44.3%. 커머스는 21.5%, 핀테크 14.5%, 콘텐트 14.7%입니다. 여전히 주력인 서치플랫폼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점점 내려가는 추세인 반면, 신사업의 비중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요. 네이버는 이 '커·핀·콘' 분야에서 성장성을 증명해 보여야 주가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본업(서치 플랫폼)에서 잘하는 건 당연한 거고, 또 뭐를 보여줄건데? 하고 물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향후 네이버 주가 상승의 ‘치트키’가 될 성장 잠재력이 큰 3대 분야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미 콘텐트 시장,  2. 일본 커머스 시장, 3.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유행이 지나가 버린 것 같은) 메타버스 이렇게요.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 네이버

네이버 사옥 전경. 사진 네이버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네이버의 콘텐트 분야는 ‘의도된 적자’를 내고 있는 대표적 분야입니다. 한마디로 판을 키우는데, 돈(인건비ㆍ마케팅비)을 쓰고 있어서 실적 상으로는 적자지만,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영역이죠.  네이버는 요일제, 미리 보기 서비스, '도전 만화' 승격제 모델 등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웹툰 시장을 리드해 왔죠. 웹툰계의 넷플릭스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네이버 웹툰의 성장 가능성을 알려면 다음 용어와 숫자에 익숙해지셔야 해요. MAU 비중 76%, ARPPU 1만3000~4만8000원, PU 5%(모두 해외 기준).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해외에서 네이버 웹툰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데요.

MAU는 월간 순 이용자수, ARPPU는 결제 유저당 평균 수익, PU는 결제 이용자수입니다. 쉽게 풀어보면, 네이버 웹툰을 보는 사람은 해외(76%)에 더 많고, 이들은 더 비싼 돈(최대 4만8000원)을 주고 웹툰을 보고 있는데, 아직 유료로 보는 이용자(5%)가 많지 않기 때문에 향후 거래액이 엄청나게 늘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내 독자는 네이버 웹툰에 한 달에 9000원을 쓰는데 미국 독자는 1만3000원, 일본 독자는 3만5000원(라인망가)ㆍ4만8000원(이북재팬)을 쓰거든요. 네이버는 2012년 3월 미리보기 서비스를 도입해 처음 유료화를 시도했고, 10여년에 걸쳐 유료화 비중을 26%까지 끌어올렸죠. 해외는 유료 모델을 도입한 기간이 짧다 보니 아직 유료 독자가 많지 않지만 한국처럼 시장이 무르익으면 ARPPU가 높으니까 더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커머스 분야도 해외 시장이 관건인데요, 가장 중요한 시장이 일본입니다. 그 자체로 큰 시장이지만, 라인이나 웹툰처럼 일본에서 성공할 경우 대만과 동남아시아 시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서 오거든요. 한마디로 일본은 국내에서 성공한 e커머스 성공 모델을 그대로 해외 시장으로 옮기기 위한 교두보인 셈입니다.

지난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만든 A홀딩스가 ‘Z홀딩스(라인과 야후재팬 보유)’의 최대 주주가 됐는데요, 오는 10월 일본 간편결제 시장 1위인 '페이페이'를 이 회사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야후재팬과 페이페이가 각자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통합한 ‘야후 쇼핑’을 10월 런칭할 예정이고요. 네이버는 여기에검색·광고·쇼핑·결제에 이르는 네이버 e커머스의 성공 노하우를 아낌없이 집어넣겠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ㆍ자이언트스텝이 공동 개발한 버추얼 휴먼 '이솔'이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네이버

네이버ㆍ자이언트스텝이 공동 개발한 버추얼 휴먼 '이솔'이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네이버

이와 함께 네이버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본판 스마트 스토어인 일명 ‘마스스(마이 스마트 스토어)’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요, 판매자에게 무료로 제작·관리 시스템을 제공해 일본 내 온라인 판매자를 늘리는 전략이죠. 라인(메신저)과 연동해 판매자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광고와 마케팅을 할 수 있고, 구매자는 판매자와 1:1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여기에 페이페이의 판매자(400만명)를 마스스 안으로 끌어들이겠단 방침인데요, 라인 메신저와 함께 페이페이의 결제 서비스까지 연동되면 강력한 ‘Z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이 '디지털 후진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국가라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IMD가 발표한 일본의 디지털경쟁력 순위는 2020년 기준, 27위. 한국이 8위니까 일본 입장에선 엄청 속이 쓰라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죽하면 지난해 디지털청을 따로 만들었을까요. 일본의 e커머스 시장 규모는 한국의 3배가 넘는데요, 디지털 침투율은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가능성이 큰 시장이지만 반대로 성장이 가시화되는 데까진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단 의미죠.

여기에 하반기 눈여겨 봐야할 이벤트가 하나 더 있는데요. 네이버는 연내 제페토가 아닌 별도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네이버 카페·밴드에서 쌓은 커뮤니티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카페·밴드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본질"이라며 대표 직속으로 메타버스 커뮤니티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죠.최수연표 '1호 사업'인 셈이니 신규 서비스가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 잘 지켜봐야겠죠.

이렇게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3대 치트키를 준비해 보았는데요, 당장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는 아니지만 네이버는 국내 대표 IT 기업인만큼 앞으로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네이버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주식과 사랑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그래도 애정은 필요하다. 

※이 기사는 8월 19일 발행한 앤츠랩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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