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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 영화 이 장면

외계+인 1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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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극단적 장르 혼합이다. 외계인과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이 영화를 SF에 정박시키지만, 고려 시대가 등장하며 한편으론 사극 장르와 연결된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가 항상 그렇듯 코미디의 지분도 빠질 수 없고, 살짝 멜로의 톤도 가미된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 특유의 재난영화 톤도 있으며,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단서를 하나씩 맞춰가는 미스터리 구조다. 여기서 장르의 카오스 상태를 봉합하는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액션’이다. ‘외계+인 1부’는 초반부의 빌드업 과정을 거친 후 다양한 컨셉트의 액션 스펙터클로 휘몰아치듯 엔딩으로 향한다.

외계+인 1부

외계+인 1부

먼저 가드(김우빈)가 외계인 죄수를 잡아들일 때 보여주는 금속성 액션이 있다. 도사 무륵(류준열)과 우왕(신정근) 좌왕(이시훈)이 보여주는 액션은 살짝 ‘전우치’(2009) 때를 연상시키지만 술법보다는 육탄전에 좀 더 가깝다. 외계 생명체가 보여주는 촉수 액션은 가공할 힘을 지녔고, 이안(김태리)은 총격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압도적 재미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이 보여주는데, 특히 청동 거울인 다뉴세문경 신은 대표적인 판타지 액션 장면이다. 어떤 사물도 그 거울을 통과하면 엄청나게 커지게 되는데, 그 확대 능력 앞에선 외계인도 맥을 못 춘다. 더 이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터! 아무튼 두 신선의 코믹 연기가 없었다면, 이 영화 무지 심심할 뻔했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