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알아 죄송" 연평해전 묘비 위의 여고생 편지, 문예전 대상

대전현충원서 발견된 편지. [사진 계룡시 해군동지회]

한 여고생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남기고 간 편지가 문예 공모전 대상을 받는다.

20일 충남 계룡시 해군동지회 이학철 부회장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편지 6통이 발견됐다.

편지에서 자신을 '고3 여고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고(故) 윤영하 소령,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등 6명의 전사자에게 모두 다른 내용의 편지와 국화 한 송이씩을 남겼다.

글쓴이는 윤영하 소령에게 "해군참모총장을 꿈꾸던 소령님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며 "너무 뒤늦게 알아 미안하고 또 미안다"는 글을 남겼다.

황도현 중사에게는 "저는 (제2연평해전을) 1분 1초도 잊어본 적이 없다"면서 "다음 생에는 아프지 않고 총소리가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적었다.

비닐봉지에 담긴 편지들을 처음 발견한 이 부회장은 제2연평해전 20주기를 맞아 계룡시 해군동지회가 마련한 청소년 문예 공모전에 편지를 출품했고, 심사위원들은 이 편지를 대상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 부회장은 "아직 편지를 쓴 학생을 만나지 못했지만 조만간 연락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