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다' 코로나 유행 후 검색량 늘었다, 우울한 대한민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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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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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죽고싶다' '우울감' 등의 단어 검색량이 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포털 검색어 분석을 통해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불안·우울) 현상을 밝혀낸 공중보건학적 연구다.

6일 고려대 의대에 따르면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 2020년까지 주요 우울장애 검색어에 대한 네이버 트렌드 분석 결과, 부정적 검색어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됐다.

눈에 띄는 점은 '의욕 저하' '불면증' '좌불안석' '피로감' 등의 상대 검색량이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이다. 남성은 '우울감' '집중력 저하'를, 여성은 '무기력함'을 검색한 경우가 유의하게 늘었다. 특히 '죽고 싶다'와 '죄책감'은 유행 초기에는 증가하지 않았다가 유행이 진행되고 길어지면서 유의하게 검색량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1년간 검색량을 거리두기 강화 전후로 나눠 비교했다. 거리두기 2단계 이상에서는 '우울감' '좌불안석' '집중력저하' '우유부단' 등에 대한 검색량이 유의하게 늘었다.

'불면증' 등의 검색량은 유행 초기에 높다가 낮아진 반면, '죽고 싶다'는 유행이 지속되면서 계속 증가했다. 연구팀은 국민들이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자살 등을 생각하는 중증 단계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우울증 관련 증상의 검색량 추이가 증가한 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해 그간 추측해온 코로나와 대중의 우울감의 상관관계를 간접적으로 증명했다"고 연구의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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