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ed 공격적 긴축행보…韓 국채10년물, 7년 6개월만 3%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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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한국 국채금리 10년물이 2014년 9월 이후 7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장보다 0.139%포인트 상승한 3.010%로 집계됐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199%포인트 상승한 2.704%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6월 26일(2.705%)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년물 국채 금리 또한 0.207%포인트 상승한 2.920%를 기록했고, 20년물 역시 2.993%로 0.127%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 구간 상승했다.

이같은 국채 금리 급등은 미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으로 보인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국제결제은행(BIS)과 페루중앙은행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 내 3인자인 뉴욕 연은 총재까지 빅스텝을 언급한만큼,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또한 급등했다. 25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4.98% 오른 2.48%대로 마감했고,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41% 급등한 2.52%대로 마감했다. 10년물과 2년물 모두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므로,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이르면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1.25%로 연 0.25~0.5%인 미국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0.75%포인트 차이가 난다. 하지만 미국이 공격적 인상을 예고한 만큼, 5~6월 0.5%포인트씩 빅스텝을 단행하면 미국과의 내외 금리차가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5월과 6월 FOMC에서 0.5%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6월 미 기준금리가 1.5%로,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등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위해 한은 금통위도 2분기 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채권금리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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