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레이 경제는 화교" 재확인/집권당 압승한 말련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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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3년 통치 국민전선 정치입지 더욱 강화
20,21일 실시된 총선을 통해 다민족ㆍ다종교국가 말레이시아는 「정치는 말레이인이,경제는 중국 화교가 지배」라는 전통적 통치구조를 재확인 했다.
총선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이끄는 집권 국민전선(NF)연합이 전의석의 3분의2 이상을 획득,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33년간 집권해온 국민전선엽합에 대항해 지난해 결성된 「정신46」을 중심으로한 강력한 6개 야당연합이 도전,마하티르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적어도 양당체제가 성립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강력히 대두되었었다.
연방의회 1백80석 가운데 야당연합이 60석이상을 획득하게 되면 내각구성 및 개헌선인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던 국민전선 연합의 독점적 정치구조를 깨뜨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였다.
선거전 라자레이 함자 전무역산업장관이 이끄는 야당연합은 48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야당연합측은 이중 특히 최근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속도로 세를 늘려가고 있는 도시 노동자들의 영향력을 기대했다.
선거 결과는 이들의 기대와 달리 집권 국민전선 연합이 1백21석으로 3분의 2 이상을 확보했으며 야당연합은 45석 획득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또 마하티르 모하마드 현총리와 지난 87년 당총재 경선을 둘러싼 내분 때문에 마하티르와 결별한 라자레이 함자와의 개인적 정치대결로서도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번 선거로 정치적 입지가 더욱 강화된 마하티르는 자신의 야심적 계획인 신경제계획(NEP)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NEP란 말레이인들에게 취업ㆍ교육 및 경제적 잉여의 30%를 특혜배정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실 전체인구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인들로서는 총인구의 32%를 차지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계의 정치적 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마하티르를 지지했다고도 분석될 수 있다.<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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