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대 위헌결정(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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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문교부장관도 공개채용시험으로….』
『누구는 초등교사 되기위해 4년 공부하고 누구는 6개월 공부하고….』
『점수 많이 따고 들어간 교사는 역시 아이들에게 점수따기를 강요합니다.』
19일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교대부속국민학교. 담벽에 나붙은 대자보들을 보며 국민학생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뜻이냐』며 꼬마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낄낄대는 바로 옆 서울교대운동장.
서울대사대ㆍ서울교대ㆍ인천교대 등 수도권지역 국립사대ㆍ교대 학생 1천5백여명은 문교부를 성토하고 있었다.
『교원임용고사는 국립대와 사립대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정부에 순응하는 노예교사를 양성하려는 음모입니다.』
『임용고사제는 사범대를 입시학원화하고 교사의 질을 시험점수로 판단하는 졸속방안입니다.』
학생들은 시험을 통한 교사임용은 스스로를 비인간화하고 인간을 신뢰하지 못하는 삭만한 경쟁풍토를 초래한다고 비난했다.
우선 임용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문교부가 교원임용고사제 내년실시 방침을 밝히자 학생들은 반발,수업거부ㆍ철야농성 등 극한 투쟁으로 나섰다.
학생들은 적어도 2,3,4학년의 기득권은 인정해야 하지않느냐고 항변했고 교수들도 우선 임용약속을 지키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문교당국에 촉구했다.
연합집회가 끝난뒤 이어 「문교부」와 「임용고사」에 대한 화형식이 있었다.
『이번 문제는 모든 교육학도들의 공동 관심사입니다. 경쟁이데올로기를 통한 입시학원화가 있을수 있는 일입니까.』
이를 지켜보며 서울교대 총학생회장 신복기군(22ㆍ국어교육4)은 이번 사태를 국ㆍ사립간의 이권다툼으로 호도하고있는 문교부의 졸속행정을 질타했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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