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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한 달 만에 실종자 수습 마무리…현장 감식 등 원인 규명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수사본부 첫 현장감식

9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붕괴 건물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9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붕괴 건물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됨에 따라 붕괴 원인 및 책임자 규명 등을 위한 경찰 수사가 본 궤도에 올라섰다. 실종자 수습에 밀려왔던 현장감식도 사고로부터 약 한 달 만에 진행된다.

광주경찰청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9일 오후 3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붕괴 건물(201동)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한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붕괴된 건물 23~38층에서 지름 100㎜, 길이 200㎜ 크기의 원형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콘크리트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시료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채취한 시료는 콘크리트 양생 불량, 재료 부실 등 수사에 활용된다.

경찰 지목 붕괴원인도 주목

지난 23일달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건물 내부 야간수색 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 찢겨져 나간 잔해물을 제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3일달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건물 내부 야간수색 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 찢겨져 나간 잔해물을 제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은 앞서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39층 콘크리트 샘플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강도측정을 의뢰해 둔 상태다. 다만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본부는 지난달 25일 ▶38층 이하 동바리 조기 철거 ▶39층 아래 PIT 층(배관 설비 지나는 층)에 설치된 수십t 규모 콘크리트 구조물(‘ㅗ’자 형태의 역보) 하중 등을 붕괴 원인으로 보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경찰은 전반적인 붕괴 원인에 대해 경찰청 과학수사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따져봐 왔지만, 현장검증이 늦어져 면밀한 분석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국과수와 국토부 사고조사위 등 전문기관이 참여한 현장검증으로 수사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가족들 “사고현장 남는다”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 실종자.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 실종자.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이번 사고로 인한 실종자 가족들로 구성된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당분간 사고현장에서 머물 것이란 뜻을 밝혔다. 피해자 가족 대표 안모씨는 “가족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있는 사과가 확인될 때까지 장례 등 어떤 절차도 밟지 않고 텐트에서 지낼 것”이라며 “현대산업개발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저들의 파렴치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서구청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8일 마지막 실종자가 구조되자 “유가족과 영업 등 피해를 본 상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사고 아파트에 대한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도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사업계획 승인권자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고 수습에 구정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해 피해복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붕괴 아파트 철거·재시공하나

지난달 11일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11일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는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실종자가 수습됨에 따라 붕괴 건물을 포함한 전체 8개 동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에 착수한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각 건물의 철거 및 재시공 여부가 판가름난다. 붕괴한 건물은 철거 뒤 재시공이 현재로써는 유력한 상황이다.

이용섭 시장도 붕괴 사고 이후 “무너진 건물은 비전문가가 봐도 다시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지난달 17일 “구조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수(기)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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