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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꿈나무] '해님 달님'가족, 호랑이랑 친구 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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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 이야기
-셋째 묶음

홍순명 지음, 부키
260쪽, 7900원, 초등 고학년 이상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란 명대사를 남긴 '해님 달님' 이야기가 현대적인 단편 소설로 각색됐다.

해님이랑 달님이네 가족은 새끼 호랑이에게 호순이란 이름을 붙이고 떡을 하나씩 먹이는 등 호랑이와 친하게 지낸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가축을 잃은 동네 사람들은 포수를 써 호랑이 사냥에 나선다. 함정에 빠진 호순이를 구하던 해님의 아버지는 포수가 쏜 총에 잘못 맞아 세상을 떠나고, "산처럼 살아라"는 유언을 남긴다. 해님의 어머니는 방앗간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다 호순이가 아닌 포악한 호랑이 점박이를 만나 위기에 처한다. 총을 쏜 포수를 쫓아 점박이가 해님 달님이네 집에까지 오면서 예의 '해님 달님' 이야기가 녹아든다.

저자는 결국 인간과 동물의 조화, 화해를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사랑을 찾아 떠나는 '피리 소년'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소년은 순간의 즐거움에 몸을 맡기는 무리에서, 남의 불행은 아랑곳없이 부를 축적하는 데에만 눈이 먼 집안에서는 사랑을 찾지 못한다. 오래전 지은 죄를 씻기 위해 깊은 산속에서 바위 위로 물길을 내는 노스님,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가 참회한 그를 용서하는 아가씨를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저자는 대안학교인 풀무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2002년 퇴임 후 대안 대학 풀무환경농업 전공부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전래 동화를 각색해 재미와 감동, 교훈을 섞어가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2002년 출간된 첫째.둘째 묶음에 이어 셋째 권이 나옴으로써 시리즈가 완결됐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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