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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100일만에 1만번째 차 생산…‘광주형 일자리’ 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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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광주광역시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경형 SUV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경형 SUV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내 첫 노(勞)·사(使)·민(民)·정(政) 대타협으로 시작된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사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1만대 생산 고지에 올라섰다. 첫 생산에 돌입한지 약 100일 만이다.

28일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광주광역시에서 생산 중인 경형 SUV ‘캐스퍼’의 누적 생산량이 1만56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5일 첫 신차 양산을 시작한 이후 하루 200여 대 안팎의 캐스퍼가 생산됐다.

캐스퍼는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9월 14일에만 1만8940대가 접수되면서 종전 최대 기록을 보유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1만7294대)을 넘어서는 관심을 받았다.

캐스퍼만큼 GGM이 순항할 수 있을지도 주목받았다. GGM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이다.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정부와 지자체가 주거·교육·교통·복지 인프라로 뒷받침하면서 차량 가격을 낮추는 첫 상생형 일자리 시도였다.

2018년부터 광주시와 현대차, 한국노총이 각각 노사민정 대표로 나서서 임금과 근로조건 등 상생형 일자리에 대한 협의가 시작됐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광주시-현대차 간 협약서 공개 ▶노동이사제 도입 ▶현대차 추천 이사 해촉 ▶협약 추진 과정 중 노동계 배제 등 갈등이 있었다.

이후 광주시와 GGM, 한국노총이 노사민정 협의를 뒷받침하는 ‘광주상생일자리재단’과 GGM 내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노동계 복귀로 정상화됐다.

그 결과 근로자 임금은 평균 초임 연봉 기준 3500만원(주 44시간 기준) 수준, 이곳에서 생산하는 캐스퍼의 가격은 최저 1385만원이라는 전례 없던 기업과 근로자 간의 대타협이 성사됐다.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광주형 일자리의 기본 구조가 만들어졌다.

GGM의 올해 생산 목표는 1만2000대로 현 상황을 유지하면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GGM은 올해 목표 달성에 탄력받아 내년 목표인 캐스퍼 7만대 생산에 도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연간 20~30만대 생산까지도 노린다. 완성차 공장이 유치되면 파생되는 부품산업 등의 수요도 늘어난다. 차체 공장부터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지역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도 GGM 운영의 특징이다.

GGM은 완성차 품질도 자신하고 있다. GGM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5단계의 차량 품질 검사 과정을 거치지만, 실질적으로 7번의 검사를 한다”며 “생산량보다 품질을 우선하는 경영 방침으로 생산 합격률도 3개월 만에 90%를 넘겼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GGM의 생산 본격화에 뒤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 60만㎡ 부지에 차량 10만대 생산 라인을 건립하는 과정에 건설 인력 11만1000여 명 중 8만7000여 명, 44개 장비업체 중 42개사가 지역에서 투입된 바 있다.

GGM 고용 인원을 살펴보면 1교대 기준 운영인력 539명 중 광주·전남 지역 인재는 498명으로 전체 인원의 93.4%에 달해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GGM은 올해가 가기 전 70여 명 내외의 지역인재를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는 “올해 생산 목표 달성은 오로지 모든 임직원의 노력과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이라며 “내년에도 최고 품질과 노사 상생을 정착시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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