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머니랩 구독전용

[앤츠랩]한달 만에 96% 뛰었던 주가…다 날았나, 더 날까?

중앙일보

입력

‘다 날았어, 아니면 더 날다??’ 구독자 jungb***@naver.com님이 앤츠랩 게시판에 이렇게 물어보셨어요. 궁금증이 솟아나게 하는 질문이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겠네요. 다날입니다.

모바일로 쇼핑할 때 주로 뭘로 결제하세요? 신용카드? 은행계좌이체? 카카오페이? 혹시 휴대폰결제도 종종 쓰세요? 결제하면 휴대폰 요금고지서에 소액결제로 뜨는 그거요. 휴대폰결제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2000년) 개발한 회사가 다날입니다. 지금도 시장 점유율 1위(39.7%).

셔터스톡

셔터스톡

신용카드·계좌이체 결제서비스도 모두 제공합니다. 종합PG(Payment Gateway)사인 겁니다. 언택트다 뭐다해서 온라인쇼핑과 배달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휴대폰·신용카드 결제 모두 거래금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거 아시죠. 본업이 아주 안정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건 주가 등락과는 별개 이야기. 최근의 주가 급등(11월 10일 8740원→12월 10일 1만7200원)의 배경엔 이게 있죠. 페이코인.

페이코인. 다날핀테크

페이코인. 다날핀테크

페이코인은 다날이 2019년부터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을 통해 발행한 자체 암호화폐입니다. 소비자들이 페이코인을 사서(구매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페이코인앱에 있는 본인 지갑으로 송금해두면, 이걸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 쓰냐고요? 가맹점은 7만개에 달합니다(국내 기준). 이마트, GS25, 교보문고, 골프존 등등. 가입자수도 200만명을 돌파했고, 월 평균 사용자 수는 70만명에 달합니다.

왜 쓰냐고요? 페이코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다날핀테크는 ‘편리하고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설명하지만 그게 주 이유는 아닌 듯하고요(거래소에서 페이코인을 산 뒤 지갑으로 다시 옮겨야 하는 과정은 좀 불편). 핵심은 할인 혜택을 엄청 많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예-편의점 30% 즉시 할인). 특히 맘카페를 중심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단돈 몇천원이라도 아끼고 싶은 알뜰족들이 몰리고 있죠.

페이코인. 다날핀테크

페이코인. 다날핀테크

소비자들은 파격 할인에 열광하지만, 이래가지고 돈 벌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데요. 이런 할인 마케팅에 드는 비용은 다날과 가맹점이 절반 정도를(총금액 기준) 나눠서 부담합니다. 플랫폼을 키우기 위한 투자인데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페이코인앱 내부 쇼핑몰도 성장 중이고, 가맹점과의 거래조건도 다날에 더 유리해지고 있죠. 한마디로 플랫폼으로서 파워가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하는 단계.

다날핀테크 측에 취재해보니, 페이코인의 지향점은 ‘글로벌 망 사업자’라고 합니다. 블록체인으로 정산비용을 확 낮출 수 있기 때문에(수수료율 1.5% 수준) 해외PG사와 제휴해 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 한마디로 ‘블록체인계의 비자’가 되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직은 추진 단계이지만, 만약 실제로 내년 중 해외진출이 가시화된다면 실적과 주가엔 호재가 될 수 있겠군요.

다날에 대한 증시의 관심을 폭발하게 한 직접적인 요인은 이거였죠. 싸이월드. 다날핀테크가 페이코인 결제서비스를 재오픈하는 싸이월드에 제공한다는 이유로 ‘싸이월드 관련주’로 묶인 건데요.

싸이월드한컴타운

싸이월드한컴타운

하... 그런데요... 일단 싸이월드가 부활을 한다고 해서 대박이 날리가 없고요(한번 쇠퇴한 플랫폼이 다시 살아나기란 거의 불가능하답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코인의 많은 가맹점 중 하나일 뿐이죠. 솔직히 기대가 과했다고 봅니다.

싸이월드 이외의 신사업 모멘텀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자회사 제프(JEFF)가 가상자산 재테크 메타버스 플랫폼 ‘제트월드’를, 다날엔터테인먼트(나훈아 ‘테스형’ 음반 제작사)가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다날메타마켓’을 론칭할 계획이죠. 제프와 다날메타마켓 모두 페이코인으로 결제가 이뤄질 겁니다. 일종의 ‘코인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하는 건데요.

메타버스와 NFT에 자체 코인까지 결합하다니. 아주 요즘 핫한 건 다~ 모아 집어넣은 느낌인데요. 잘 되겠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아직 간단한 밑그림만 나와있고 아직 베타서비스도 시작하지 않은 플랫폼이라 전망할 근거가 너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이 영역은 다날의 전문분야(결제)와는 많이 다르죠.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진 지켜봐야겠습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올해 다날은 갖고 있던 케이뱅크 지분을, 다날엔터는 두나무 지분을 몽땅 매각하면서 1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거든요. 실탄이 두둑하다는 건 강점.

다날의 본업인 PG사업은 현재 꽤 안정적이지만 아주 치명적인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블록체인. 어쩌면 블록체인이 기존의 중앙집권형 결제시스템을 밀어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이에 다날은 직접 블록체인 생태계에 뛰어들어버렸습니다. 과감하게 새 길을 개척해나가는 건데요. 방향은 좋은데 주가가 너무 앞질러 가버리니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암호화폐 시황에 따라 출렁거리는 페이코인 가격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담.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다시 날겠지만, 좀 기다려야 할 수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